천자춘추/해외입양 막을 대안은?

매년 5~6월이 되면 해외로 입양된 한국출생아들의 모국 방문이 이루어지고, 매스컴에서는 이들의 부모찾아주기 운동을 벌인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이미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왜 한국아이들이 외국으로 입양을 가야만 하는지, 부모를 찾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특히 스웨덴에서 30년이상 살고있는 친구가 얼마 전 한국에 나와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눈앞이 캄캄했다. 어려서 스웨덴에 입양된 한국출생 청년이 모국 방문을 통해 한국 아버지를 찾았는데, 스웨덴에 돌아와서는 자살을 했다는 기사가 스웨덴 신문에 크게 실렸다고 한다. 그 기사에서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에서 왜 아기를 외국에 수출하는지, 그리고 스웨덴에서는 왜 OECD에 가입한 선진국의 아기를 데려다 길러야 하고 스웨덴의 국민으로 성장한 젊은이가 고민속에 자살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실렸다는 것이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입양은 1천641명, 해외입양은 2천258명으로 해외입양이 훨씬 많았으며, 1명을 제외한 해외입양아 모두가 미혼모 출생아라고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셋째 자녀부터는 출산수당을 지급하고 보육료를 감면해 주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낙태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으며, 낙태의 시기를 놓친 미혼모의 자녀들은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해외입양을 줄이고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5월 11일은 ‘입양의 날’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하며, 이는 가정의 달인 5월에 한 가족(1)이 한 아동(1)을 입양하여 건강한 새로운 가족(1+1)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정책을 통해 아기수출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해외입양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젊은이들이 원치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실질적인 피임교육이 필요하며, 일단 임신이 된 후에는 미혼모들도 당당하게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제도적 지원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문화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키울 수 없는 미혼모의 자녀들은 국내입양을 통해 입양아가 아닌 친자로써 자라날 수 있도록 신분등록제의 개선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친부모를 찾는 해외입양인들의 눈물어린 호소를 듣지 않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박 숙 자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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