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다시 태어나는 임진각에서

6월은 희망찼다. 6·15대표단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 남북장관급회담이 쉼 없이 이어진 6월이다. 6자회담의 발판도 마련되어 한반도는 지금 평화의 온기로 가득하다. 이렇듯 좋은 분위기 속에서 7월 1일 임진각이 새롭게 태어난다고 한다. 33년 만의 새 단장이기도 하거니와 올해로 광복60주년이 되는 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그 동안 임진각은 분단의 상징이자 망향의 한을 되새기는 자리로 혹은 자유로 드라이브코스의 종점으로만 여겨져 왔다. 매년 명절 실향민들이 이곳을 찾아 고향을 향해 절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했다. 과거를 벗어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아픈 상처를 보듬고 새살을 돋게 할 필요가 있다.

이제 새로 꾸며진 임진각은 망배단, 자유의 다리, 전적 기념비 등으로 아픈 과거를 상징하면서도 평화를 염원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아울러 남북교류의 새로운 교두보 역할을 하며 인류 평화와 화합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다. 또한 가까운 장래에 북한관이 과학·생태 중심의 콘텐츠로 꾸며져 어린 아이들이 생명과 평화의 중요성을 배우는 공간으로 거듭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사실 DMZ는 ‘아이러니의 장소’이다. ‘2005 경기방문의 해’ 홍보 중 만난 구미주의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을 생각할 때 DMZ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이어 분단, 전쟁, 위험 등의 단어를 연상하며 관광을 꺼리곤 한단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한반도에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가 DMZ라고 하니 기막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는 8월부터 임진각 일원 평화누리에서 열리는 세계평화축전은 한국의 DMZ가 더 이상 ‘아이러니의 장소’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행사다. 평화의 메시지가 온 세상에 퍼지고, 전 세계에 희망을 밝히는 촛불이 켜지며, 평화와 상생의 염원을 담은 연이 하늘 높이 떠올라 인류는 DMZ에서 하나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시간이 되면 임진각에 올라 평화누리를 바라보자. 그리고 전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평화와 생명의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기를 기원해 보자.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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