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인가로 기억이 된다. 어설픈 겉멋이 든 건지 아님 짝사랑 하는 영어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고 했던 건지 뚜렷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 스스로가 영어단어를 많이 외우기 위해 친구들과 조그마한 모임도 결성하고 모임에서 친구들과 열심히 영어단어도 외우고 영어문법도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난다. 나는 방과 후에도 피곤해 하는 친구들을 설득해가며 교실에 남아서 그날의 과제를 정하고 정해진 분량의 단어와 숙어를 외우며 서로 간에 테스트를 마지막으로 집으로 귀가하던 기억! 그렇게 모임 활동을 하던 중 어느 날부터 슬슬 꾀가 나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初心은 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 모임은 나의 방관적인 태도와 성실하지 못한 모습으로 흐지부지 하고 말았던 기억!
누구나 이런 작심삼일에 해당하는 기억은 있을 것이다. 새해가 밝아오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새로운 계획들로 꽉 짜여 진 시간표를 보면서 정말 뿌듯한 맘으로 각오를 다짐하고 내일을 생각하며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힘을 느꼈던, 하지만 일주일도 안 되어 그 시간표와 계획들은 점점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스스로 편안함을 찾아 만들어진 자기만의 시간표대로 안주하던 생활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경기도여성회관에는 많은 여성들이 나름대로 생활을 알차게 채워 나가기 위해 찾아온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요리나 제빵을 배운다든지, 미용기능사반 등 자격증을 취득해서 취업을 준비한다든지, 다른 나라 말을 유창하게 하고 싶다거나, 다른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등등으로 생활의 유익한 정보와 기술, 즐거움을 얻고자 찾아오는 분들이다.
시작과 함께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에서 때론 실망하고 좌절하여 중도에 그만두기도 하지만 한글반을 종료하시며 그 기쁨을 표현하시던 할머니의 행복한 모습, 명상을 통해 화목해진 가정의 모습을 얘기해 주던 수료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초심을 변함없이 생활로 이끌어 가는 분들이 있기에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데 여성회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습관을 만드는 주요 요소는 초심에서 이루어지기에 우리의 바르지 못한 습관 하나하나가 본 모습으로 굳어져 버리면 안되는 것 아닌가? 올바른 초심으로 행복한 생활을 영위했으면 하는 바람과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처음 먹은 마음을 잊지 말라’는 말로 그 동안의 컬럼여정을 마치고자 한다.
/이 순 희 경기도여성회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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