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학생들이 확실히 많아졌다. 예전에는 한적한 미술관에서 여유로운 데이트를 하는 사람도 간간이 보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학생들이 넘쳐난다. 미술관 앞에서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을 보면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이 든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우리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더 이상 유별난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제 ‘교실 안 교육’이 아닌 ‘교실 밖 교육’의 재미를 학생들이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학생들이 대형미술관과 박물관에만 몰려든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전시회를 줄서서 관람하는 걸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특별한 체험코너들을 많이 마련해놓아 더 재미있고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작지만 실속 있는 박물관들도 많다는 건 잘 모르고, 대형미술관의 이름에만 혹하는 것 같다.
특히 경기도에는 약 80여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박물관 등 유명작가들의 전시회를 여는 곳뿐만 아니라 교과서에서 살짝 다루고 지나가거나 다루지 못한 내용까지 보여주고 몸으로 느끼게 하는 박물관도 많다. 예를 들자면 한국만화박물관, 김치박물관, 김포다도박물관, 바탕골예술관, 덕포진교육박물관 등이 그것이다. 이들 박물관은 테마를 정해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전시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하다. 눈높이에 맞추어 특정 주제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도 해주고, 시의 적절한 특별전시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박물관뿐만 아니라 유리공예와 크리스탈 포토프린팅을 즐길 수 있는 아트센터마노, 염색과 판화를 즐기는 영은미술관, 사찰음식이나 예불을 배우는 ‘수도사 전통 사찰음식 학습체험관’, 장만들기 체험이 가능한 ‘광이원 양평 체험벨리’, 전통무예인 택견을 배우고 민속놀이를 즐기는 ‘민족무예원’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잔재미가 있는 곳으로 꼽힌다.
경기도에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특징적인 체험시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바로 경기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명과 문화의 발생지이기 때문이다. 천만인의 생활터전인 경기도에는 한국인의 다양한 생활상이 배어 있어 우리의 과거와 미래, 전통과 첨단이 공존한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곳곳에 배어 있다는 점에서 경기도는 ‘한반도의 다큐멘터리’로 손색이 없다. 그리고 한국을 몸으로 느끼고 경험해 배울 수 있으니 경기도는 ‘대한민국 체험학교’다.
/신 현 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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