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새로운 시대정신 ‘분권·자율’

최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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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드디어 파면됐다. 국민의 승리이자 민주주의 승리다. 군사독재 시절에서나 볼 법한 불법 계엄을 접한 국민은 역사의 퇴행을 막기 위해 온몸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무엇보다 이번 탄핵 집회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알렸다.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라는 편견을 깨고 MZ세대는 적극 탄핵 집회에 합류했고 새로운 집회문화를 이끌었다.

 

종이컵에 끼운 촛불 대신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휴대전화 플래시가 등장했다. 거리 곳곳에서는 민중가요와 함께 케이팝이 함께 어우러졌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획일적인 피켓 대신 개성 있는 문구가 적힌 각양각색의 야광봉과 깃발을 들고 각자의 방식으로 탄핵 집회에 참가했고 ‘선결제’, ‘SNS’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와 화합의 정신을 실천했다.

 

중앙무대의 일사불란한 통제하에 진행된 기존의 집회와 달리 개인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드러난 MZ세대의 참여는 윤석열 탄핵 집회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

 

결국 윤석열은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는 윤석열과 검찰 정권이 층층이 쌓아 놓은 낡은 적폐와 내란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윤석열이 손바닥에 ‘王’자를 써 놓고 무소불위의 횡포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권력이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됐기 때문이다. 권력은 오랫동안 한곳에 고이면 남용되고 부패하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예산과 권한을 지방정부로 과감하게 이양해 대등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지방의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 또 지방의회법을 제정해 과도하게 쏠린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지방의회와 동등하게 나눠야 한다.

 

장강(長江)은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야 흐른다. MZ세대가 탄핵 집회 현장에서 보여준 새로운 시대정신은 다양성, 즉 분권과 자율성이다. 낡은 시대의 상징인 중앙집권화된 권력구조를 과감하게 깨고 지방분권과 자율의 시대를 향해 전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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