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첫 내각 ‘부동산 암초’… 후보자들 ‘의혹의 늪’

정동영 통일·정은경 복지 후보자, 각각 배우자들 농지법 위반 논란
한성숙 중기·정성호 법무 후보자, 아파트 편법 증여·이해충돌 시비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들이 인선 단계부터 각종 부동산 의혹에 휘말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농지법 위반을 비롯해 아파트 편법 증여, 접경지 투기, 가족 시공 특혜 등 부동산 관련 문제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 기조와는 동떨어진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배우자들이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정동영 후보자의 배우자 민모 씨는 과거 전북 순창군 농지를 매입한 뒤 농사를 짓지 않고 단독주택을 지은 의혹을 받는다.

 

정은경 후보자 남편 서모 씨 역시 강원 평창군 원길리 일대 농지를 사들인 뒤 직접 경작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두 사람 모두 농지 매입 당시 ‘실경작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투기성 보유 여부에 대한 해명이 요구되고 있다. 농지법에 따르면 직접 경작할 목적이 아니면 농지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는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이 제기됐다. 자녀에게 증여한 아파트의 시세 및 시점, 세금 처리 여부를 두고 절세를 빙자한 부동산 재산 이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가 지분 쪼개기로 서울 용산구 일대 도로 부지를 구매한 뒤 10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접경지 부동산을 매입한 뒤, 해당 지역 개발과 관련한 입법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해충돌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법무 수장으로서의 자격에 대한 검증이 요구된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강선우 의원은 부부가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부지를 매입한 뒤 복합 건물을 올리면서 남편이 시공을 맡은 정황이 드러났다. 공사 규모와 계약 구조 등 이득 여부에 따라 ‘셀프 특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투기와의 전쟁’, ‘부동산 가격 안정’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예고해왔다. 하지만 정작 핵심 장관 후보자들이 부동산 관련 의혹에 줄줄이 연루되며 ‘내로남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인선에서는 예외를 두고 있다”며 “국민 앞에 떳떳하지 못한 인사라면 과감히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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