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2030년 활성화…기존 항로보다 5,000㎞ 단축 국내 조선 업계 쇄빙선 기술력 보유…HD현대, 실적 미흡 해운 업계, 항로 개척 참여 신중…중간 기항지·쇄빙 LNG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북극항로가 완전 개통과 자원 개발 활성화를 앞에 두고 기업들이 적극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 열리는 극지 항로에 참여하기위해 조선·해운 업계도 닻을 올리고 속속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북극항로 개발'을 목표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부극항로 상업화와 관련 산업 발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해수부의 연내 부산 이전도 검토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산 유세 과정에서 2030년이면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HMM의 부산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음 날인 5월 15일 HMM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3% 올랐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지나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항로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항로인 2만㎞의 거리를 1만3,000㎞~1만5,000㎞로 단축시킬 수 있다. 북극항로에 포함되는 북극해에는 약 900억배럴의 석유와 47조㎥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조선 업계는 북극항로 개방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내 조선 업체의 경우 해당 항로에 필수적인 쇄빙선 관련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항로에는 얼음을 밀어내고 항해할 수 있는 쇄빙선이 필요하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북극항로에는 일반 LNG선보다 비싼 고수익성 제품인 쇄빙 LNG선이 필요하기에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좋은 상황이 맞다”며 “국내 조선업계는 해당 선박을 만들었던 이력이 있고 기술력이 있으니 발주가 나오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기술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극지 운항하는 선박 발주가 많아지면 차별화할 수 있는 시장이 생길 수 있다”며 “극지 지역의 에너지 개발도 활발해질 수 있기에 에너지를 운송할 수 있는 LNG 운반선이나 탱커 등의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국내 조선 업체는 타국의 업체들과 비교해도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에 쇄빙선을 건조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2008년부터 쇄빙선 개발을 시작해 현재 세계 최다인 21척의 건조 실적을 보유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 참여해 쇄빙 LNG선 15척을 수주했다.
이은창 연구원은 “조선업은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경우 기존에 레코드를 많이 쌓은 곳이 유리하다”며 “국내 조선 업체들은 쇄빙 능력을 보유한 상선들을 건조한 경험이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HD현대의 경우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 비해 쇄빙선 건조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HD현대는 캐나다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쇄빙선 건조에 제한적인 참여를 한 상황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쇄빙선 건조 기술력은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전부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건조 실적은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해운 업계의 경우 북극항로 개발 참여에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항로가 활성화되는 시점이 2030년 이후이기 때문이다. 기존 항로에 비해 중간 기항지가 줄어든다는 점도 약점이다. 컨테이너선은 중간 기항지에 정박하며 수익을 얻는다.
팬오션 관계자는 “예전에 한 번 운영해봤던 부분도 있고 검토되는 부분도 있지만 현재는 참여 여부 등의 방향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HMM 관계자도 “북극항로 관련해 검토나 준비는 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나 현재는 내부적으로 구체화된 건 없다”고 답변했다.
2016년, 팬오션은 해양수산부 SKL 국보와 함께 북극해항로를 이용하는 운항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팬오션은 LNG 플랜트 설비 2기를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싣고 베링해를 거쳐 러시아 야말 반도 샤테나 항로로 운송했습니다.
북극항로의 완전 개통이 이뤄지더라도 해결 과제는 남아있다. 극지 항로라는 특성상 쇄빙선이 필수적인 점 등이다. 쇄빙 LNG선은 일반 LNG선에 비해 약 1.6배 비싸다. 러시아와 근접한 해역을 이동한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현재 러시아는 자국 연안을 통과하는 북극항로에 대한 법규를 제정하고 항행 규칙을 관리하는 중이다.
이은창 연구원은 “극지 운항을 할 경우 해운사는 해당 방향으로 운항했을 때 이익이 될 수 있는지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러시아 방향의 경우 러시아가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우고 있어 실질적으로 운항이 가능한가에 대한 점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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