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평지에 지여두 절은 절인디, 대복이라구 보는 것보덤 허는 게 낫은 줄 모를 거여. 준배 아버지는 대복이 역성을 들고픈 눈치였다. 보리밥풀루 잉어를 낚자는 심뽀지, 금개구리는 어떻고. 츤헌 짐승일수록 새끼버텀 깐다더니 되다 만 것이 인저 사람 도둑질루 들어섰단 말여.”
고(故) 이문구 작가의 연작소설 ‘관촌수필(冠村隨筆)’의 첫 구절이다. 이 대목에서 눈에 띄는 생물이 있다. 금개구리다.
좀 더 들여다보자. 길이는 6㎝ 남짓하다. 등에 금줄이 있다. 고막과 등의 옆줄에 있는 융기선은 연한 갈색이다. 배 쪽은 누런빛을 머금은 붉은색이다. 색의 스펙트럼이 넓다. 주둥이는 앞 끝이 둥글다. 콧구멍은 타원형이다.
여간해선 잘 울지 않는다. 울음주머니가 없어서다. 다른 개구리들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그래서 녀석들이 많이 사는 곳에 가도 고요하다. 여름 밤에도 말이다.
고양이나 광명 등지의 저지대 습지에서 서식하지만 도로 건설 및 농지 감소, 수질 오염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어렸을 적에는 논이나 웅덩이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참개구리한테도 밀리면서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으로 지정됐다.
최근 금개구리 복원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성과(경기일보 23일자 2면)를 내고 있다. 국립생태원이 금개구리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2019년 수생식물원 일대에 준성체 금개구리 600마리를 방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한 결과다. 최근까지 920여마리가 안정적으로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복원사업은 금개구리를 과거 서식지에 재도입해 정착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다. 생물다양성 증진 및 서식지 복원을 위한 생태학적 연구 측면에서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수생식물원 일대는 국립생태원이 설립되기 전에 논으로 쓰였던 습지였고 금개구리가 발견된 곳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복원 성과를 바탕으로 복원 성공 본보기를 확대할 계획이다.
녀석들의 울음소리를 듣지 않아도 좋으니 우리 곁에서 계속 있길 기대한다. 그게 공존의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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