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 공방으로 점철된 '김민석 청문회'…능력 검증은 어디로

25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도돌이표’ 처럼 후보자 개인사 공방만 이어지면서 정작 중요한 국정 능력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문회 마지막 날까지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재산·자녀 관련 의혹과 자료 제출 등을 문제 삼으며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후보자의 역량·자질 검증을 가로막는다고 맞섰기 때문이다.

 

2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전날인 24일에 이어 이날도 국회에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번 청문회는 여야의 합의 실패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최초로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됐다. 이를 증명하듯 청문회 내내 여야는 야당이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 여당이 즉각적으로 방어하는 형식으로 전개됐다.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인천 중·강화·옹진)은 이날 “이전부터 자료 제출 요구를 했고 그것에 대해 성실히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한 건도 안 들어오고 있다”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자체를 능멸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반면 민주당 박석원 의원은 “청문회가 정책 질의에 집중이 돼야지 후보자의 신상을 다 파헤쳐가면서 근거 없이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맞섰다.

 

또 김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두고도 충돌했다.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하자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왕조 시대도 아니고 중간중간에 자세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옹호했다.

 

이번 청문회가 여야 갈등만 확인한 채 마무리되면서 앞으로의 청문회가 실질적인 능력 검증이 아닌 ‘쌍방 흠집내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인선하면서 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후보자 능력 검증 없는 여야 정쟁에 ‘청문회 무용론’만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야가 공방만 벌이는 ‘수박 겉햝기’식 청문회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격적인 청문회에 앞서 여야가 후보자의 도덕적 문제 등을 미리 확인하는 등 개선책이 시급해 보인다”며 “정부와 여당은 통과시키려고 하고 야당은 후보자 물어뜯기만 집중했던 과거 청문회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정치적 피로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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