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 과열…은행권 “디지털 자산업 추가해달라” [한양경제]

카카오페이 이달 143% 급등…16일 투자 경고 지정
법안 통과시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이 원화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
한은 "스테이블코인 잠재리스크 최소화 위해 신중한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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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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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에 카카오페이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143% 급등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상표권을 출원하며 출사표를 던졌고, 은행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43% 급등한 카카오페이의 주식 거래는 24일 하루 동안 정지됐다. 25일 거래가 재개돼 전장 대비 1.96% 오른 9만3천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에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 주가가 2일간 40% 이상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국민은행은 특허청에 KBKRW, KRWKB, KKRWB 등 총 17개 상표를 9류(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위한 전자금융거래 플랫폼용 소프트웨어 등)와 36류(스테이블코인금융거래업, 스테이블코인 전자이체업 등) 등 2개의 상품분류로 나눠 총 32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출원은 단순 상표권 선점을 위해 우선적으로 등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표권을 선점한 조치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은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강하게 작용해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비은행 회사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빠른 전송 속도 및 효율성과 함께 미 달러화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미 국채 수요를 유지하는 데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 등을 강화한 이른바 지니어스 법안이 지난 17일 미 상원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장이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시가 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천309억달러(주요 스테이블코인 10종 기준)까지 불었다. 2017년 12월 7.9%에 불과했던 가상자산 거래에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된 비중은 지난 5월 86%로 급증했다.

 

은행권에서는 새 정부에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개선을 제안했다.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은행의 겸영 업무에 디지털자산업을 추가하고, 금융회사가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 업체 범위에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업을 추가해달라는 주장이다.

 

스테이블코인 리스크. 한국은행
스테이블코인 리스크. 한국은행

 

다만 한국은행은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과 준비자산에 관한 신뢰가 훼손될 경우 디페깅(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연동 자산의 가치와 괴리되는 현상)과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하면서 ‘코인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의 잠재리스크 최소화를 위해서는 가치 안정성과 준비자산 및 관련 인프라에 대한 신뢰성 유지 방안, 발행자 요건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연구센터장은 “원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 업자들에게 규제 명확성을 주면서 국내 산업도 유치해 국제적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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