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사태' 국민연금 5,100억원 날려 [한양경제]

가장 절박한 노조원들, 사태 해결 위한 '사회적 합의' 요구
정치권, MBK 청문회 추진...김병주 회장 불참 가능성 대두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MBK 서울사무실 앞에 걸려있는 현수막. 한양경제
MBK 서울사무실 앞에 걸려있는 현수막. 한양경제

 

국민연금이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에 투자한 약 6100억원 중 5100억원 넘는 금액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밝혀져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아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말 기준으로 투자금액 6121억원 중 942억원만 회수돼 5179억원의 잔액이 남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이 잔액 모두 회수가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나 52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공중 분해되게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시민단체, 노조등은 MBK파트너스가 나서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하는 홈플러스 노조원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하는 홈플러스 노조원들. 연합뉴스

 

■ 누구보다 절박한 노조 “이 대통령이 나서달라” 서한 전달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청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가장 애타는 사람들은 홈플러스에 근무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들을 대표하고 있는 안수용 홈플러스 노조 지부장은 “MBK파트너스가 자구책으로 진행하고 있는 M&A는 진정한 회생이 아닌 투자금 회수를 최우선으로 한 절차일 뿐”이라며 “M&A 실패는 곧바로 청산이다. M&A는 10만명의 생존권을 걸고 벌이는 도박이고 먹튀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노조와 사측이 모여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정부 측에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견인차 역할을 해야 힘을 발휘하고 견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털어내기’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MBK 측은 뒤늦게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노조를 비롯한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문제가 아니다”며 “협력업체 노동자, 입점업주 등 10만명이 넘는 사람과 그 가족들의 생존이 직결된 중대한 사회적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태 해결 및 국회 청문회 개최 결의안 촉구 당사자 기자회견에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태 해결 및 국회 청문회 개최 결의안 촉구 당사자 기자회견에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청문회 추진 중인 정치권...김병주 출석할까?

홈플러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다보니 정치권에서는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등은 지난 10일 ‘홈플러스 사태 해결 및 국회 청문회 개최 결의안’을 발의했다.

 

정무위 소속 한창민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연금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금융당국조차 사모펀드의 운영 실태를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사모펀드 정보 보고 및 공개 강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도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 소재 홈플러스 중계점을 찾아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갖고 “MBK가 홈플러스를 포기하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공공은 마땅히 입법이나 행정조치를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MBK를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정치권에서 적극 나서는 모양새지만, 문제는 김 회장의 청문회 출석이다. 앞서 지난 3월18일 국회 정무위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질의를 열었지만 김 회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

 

국민연금 홈플러스 투자원금 잔액 내용. 한창민 의원실
국민연금 홈플러스 투자원금 잔액 내용. 한창민 의원실

 

■ 원론적 답변 국민연금, 묵묵부답 MBK...모럴헤저드 비난 피하기 힘들 듯

정치권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국민연금 투자금은 회수가 어려워 보인다.

 

국민연금 측에 관련 문의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향후에 면밀히 검토해 방안을 찾고 회생 과정에서 최대한 받아내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사실상 국민연금 측에서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다.

 

MBK 측에도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물었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돌아왔다. 김 회장의 청문회 출석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한창민 의원은 국회 청문회에 국민연금 관계자와 MBK 김병주 회장을 반드시 출석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누군가는 분명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MBK 청문회에 김병주 회장은 물론이고 국민연금 이사장도 반드시 세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국회 청문회마저 출석하지 않는다면 김 회장과 MBK파트너스를 향한 모럴헤저드 비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사태를 뒷짐지고 관망하는 국민연금도 비난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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