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은 돈만 버는 곳이 아닙니다.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정부 신곡동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정민 원장(34)의 말이다. 최 원장은 지난달 29일 신곡동에 저소득 가구를 위해 써 달라며 라면 100상자를 기부했다.
최 원장이 원생들과 함께 라면 100상자를 기부하기 시작한 지 4년째다. 최 원장은 방학 특강비를 라면으로 받아 매년 두 차례 신곡동에 전달하고 있다.
기부하는 최 원장의 물품은 금액으로 볼 때 작다면 작을 수 있다. 그러나 동네 학원에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점을 생각하면 지역사회와 동종 학원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원이 교육적 역할뿐만 아니라 자선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타 학원들도 작은 나눔을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최 원장은 “대학원 수업을 통해 학원의 자선적 책임이라는 개념을 배웠다. 법률적 책임, 윤리적 책임은 이미 다 잘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학원에서 자선적 책임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기부 활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원 강사 일을 21세부터 시작한 최 원장은 당시에도 수입이 늘면 일정 부분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한다.
최 원장은 고민 끝에 여름·겨울방학 단어특강을 개설하고 특강비를 라면 한 상자로 받는 아이디어를 냈다.
여기에 참여하는 원생이 80명 정도 된다. 이렇게 80상자의 라면이 모이면 최 원장이 20상자를 더해 매년 1년에 두 번 100상자씩 기부하고 있다.
원생 및 학부모의 반응도 좋았다. 나태하기 쉬운 방학 때 영어 단어 공부도 하고 기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강에 참여한 우수 원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주니 인기다. 점차 아이들의 참여도 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장학금 때문에 동참했는데 단어 실력도 늘고 기부도 하니 이제 원생들이 더 적극적이다.
최 원장은 10월에도 기부참여형 특강을 통해 라면 100상자를 기부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며 “중소 학원이 기부활동에 동참하면 사교육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최 원장은 그동안 강사를 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담아 수필집도 냈다. 최 원장은 책에서도 사람들은 학원을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강사 경험상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라고 말하며 모두에게 배움과 성장에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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