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혼이 돼도 나라 지키고 싶어”…대한민국상이군경회 평택시지회 전정웅 친목회장

국가를 위한 책임...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88세 전정웅 중령, 전역 후 상이군경회서 헌신 지속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평택시지회 전정웅 친목회장이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 하고 있다. 윤동현 기자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평택시지회 전정웅 친목회장이 경기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 하고 있다. 윤동현기자

 

“육신은 늙어가지만 조국을 향한 마음을 결코 늙지 않습니다. 혼이 돼도 저는 그 곁을 지키고 싶습니다.”

 

전정웅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평택시지회 친목회장(88)의 바람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그는 월남전 참전 후 고엽제 휴유증으로 인한 상이군인의 삶을 살아오며 수십년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 사회에서 당당히 존중받을 수 있도록 묵묵히 도왔다.

 

1959년 헌병학교에 입학해 첫 군 생활을 시작한 전 회장은 졸업 후 월남전에 참전해 맹호부대 전투지원 중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연대의 모든 화력 운용을 계획하는 입장에서 매순간이 생과 사의 갈림길이었다”며 “전장을 뒤덮은 참혹한 광경은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월남전 참전 이후 군 생활을 이어오던 전 회장은 수도군단 감찰보좌관을 끝으로 중령으로 예편했다. 그는 예우보다는 책임을 먼저 떠올렸다. 전역 후에도 동료 상이군인들의 권익을 위해 힘썼고 지역사회에서는 ‘가장 먼저 현장에 나타나는 어르신’으로 통한다.

 

그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잊히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저 같은 사람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친목회장을 맡은 뒤 그는 홀로 지내는 상이군인들을 직접 찾아 병원 이동•진료를 돕는 것은 물론이고 복지 신청과 민원 해결을 위해 발로 뛰었다.

 

전 회장은 때론 자신의 병원 진료를 미루면서까지 다른 고령 회원의 통원 진료를 동행한 일도 많다. 의료비를 걱정하는 이에게는 대신 내주기도 하고 가족과 단절된 전우에겐 말벗이 돼줬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의 주도 아래 친목회는 단순한 만남의 자리를 넘어 상이군인들의 삶을 잇는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전쟁기념관과 현충원을 함께 방문하거나 안보교육을 통해 상이군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도 이어 가고 있다.

 

전 회장 “우리에게는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고 절실한 때”라며 “이제 총 대신 지팡이를 들게 됐지만 그 지팡이는 여전히 조국을 지키는 마음으로 짚고 있다. 과거에는 총으로 싸웠다면 지금은 마음과 발걸음으로 싸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이군경 회원 중에는 몸이 불편하거나 고령으로 인해 지역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집에 계신 회원들을 김현제 지회장과 함께 직접 찾아 뵙고 생활 속 어려움을 덜어 드릴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실천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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