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큼은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길 바라요.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에게 걱정은 안겨주고 싶지 않아요.”
수원시 영통구에서 열한 살 아들과 단둘이 살아가는 유진환씨(가명·51). 그는 3년 전 배우자와 이혼한 뒤 홀로 아들을 돌보고 있는 한부모 가장이다.
이혼 전까지 유씨는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했지만, 경기 불황과 거래처 부도로 사업이 무너져 4천340만원의 빚을 떠안은 채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건강 문제도 그를 옥죄었다. 20년 전부터 저산소증으로 인한 긴장성 두통과 오른쪽 편마비를 앓아왔고, 여기에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유씨는 아들을 위해 몸을 이끌고 오토바이 배달일에 나섰다. 그러던 지난해, 또다시 불행이 덮쳤다. 배달 중 교통사고를 당해 과거 건설 일용직 시절 입었던 척추협착증과 발목 부상이 재발한 것이다. 결국 더는 일할 수 없는 몸이 됐고, 현재는 기초생활수급비 약 120만원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120만원으로는 관리비, 생활비, 초등학생 아들 양육비까지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유씨는 하루 한 끼만 먹으며 나머지 식사는 아들에게 양보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줄 수 있는 건 편의점 음식이나 분식이 전부다. 유씨는 “어렸을 때 마음껏 놀아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아들만큼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게 해주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건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엔 공황 증세로 갑자기 쓰러지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언제 어디서 쓰러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산다. 쓰러지면 몇 시간씩 누워 있어야만 간신히 회복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관계자는 “유씨의 가정은 질병, 부채, 생활고로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며 “홀로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유씨가 조금이나마 숨을 돌리고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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