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마지막 TV토론…검찰개혁 한목소리, 외교·에너지 정책은 엇갈려 [대선후보 말말말]

李, 원전 조화 필요... 김경수 "원전 축소 옳다", 김동연 "추가 건설 안돼"

2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 마지막 TV토론회에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수(왼쪽부터), 이재명, 김동연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2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 마지막 TV토론회에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수(왼쪽부터), 이재명, 김동연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들이 외교·에너지·검찰개혁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실용 외교’와 ‘에너지 믹스’를 앞세우며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고, 김경수 후보는 ‘메가시티 대통령’을, 김동연 후보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을 자임했다.

 

세 후보는 25일 열린 TV조선 주관 3차 TV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외교·에너지·검찰개혁 등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서로 주고받았다.

 

외교 노선에 주제에서 이재명 후보는 ‘국익 중심의 실용적 외교’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 축은 한미동맹이 맞다. 당연히 동맹을 발전시켜야 하고, 한미일 협력 관계도 중요하다”면서도 “우리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라는 현실로 존재하는 강대국 또한 특별한 관계와 맞닿아 있다. 이들과 관계도 일방적으로 적대화할 수 없다.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대한민국 외교의 축은 한미 동맹’이라며 동맹의 실리적 강화와 한중 관계의 개선을 동시에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한중 관계는 공식화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서로 상생하는 관계로 만드는 ‘윈윈게임’을 하겠다”며 “12·3 계엄 이후 정상 외교가 모조리 단절되고 우리나라가 조롱거리가 됐다.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한중 관계의 조화·균형을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김경수 후보도 외교 전략의 틀을 확장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외교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프레임에 가두지 말아야 한다. 우리 외교를 다자외교의 중심이 될 플랫폼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세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둘러싼 검찰 수사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등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이재명 후보는 “법률가로 수십년 살았는데 이런 검찰은 본 적이 없다”며 더 이상 기소하기 위한 수사를 할 수 없도록 기소권과 수사권을 동시에 갖는 시스템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경수 후보도 “검찰의 수사권, 기소권을 분리해 수사 검찰과 정치 검찰을 완전히 해체하고, 기소권만 남기는 전면적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 역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기소청을 만들고, 더 나아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도 만들어야 한다”며 “검찰에 대한 소프트웨어 개혁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보복 우려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누굴 괴롭힐 때 별로 행복하지 않다”며 “많이 당했으니 똑같이 하지 않을까 하는데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일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자력 정책에 대해서는 후보들 간 입장차가 뚜렷했다. 이재명 후보는 원전의 현실적 필요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일방적 탈원전도, 원전 중심의 정책도 어렵다.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가더라도 기저 전력이 필요한데, 재생에너지의 특성인 간헐성 때문에 불안정하다”며 “원전의 필요성과 원전이 가진 위험성 두 가지를 적절히 조화되게 판단해야 한다. 적절한 조절, 즉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후보는 원전 추가 건설에 반대하며 탈원전 기조를 보다 명확히 했다. 그는 “기존 계획에 있는 것들을 안전하게 쓰는 건 동의하지만 (원전의) 추가 건설은 안 된다고 본다”며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수 후보는 “탈원전보다는 원전 축소 정책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에너지 수요 변화에 맞춰 원전 감축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에 들어가는 신규 전력과 이를 통해 수요를 낮출 수 있는 점을 감안해 꼭 필요한 전력을 검토한 후 원전을 어떻게 할지 (감축) 속도를 조절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세 후보는 경제위기 해법에서도 제각각의 의견을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는 경제 위기 해결 복안에 대해 “양극화 완화와 기회, 결과를 나누는 것이 답”이라며 “다만 강제로 나누는 것은 공산주의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 발전시키고 그 영역에서 기회와 결과를 공정하게 나누는 방식으로 격차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가면 지속 성장도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당선 시 50조원 규모의 추경을 하겠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하는 비상 경제 대책 회의를 만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으로 유리한 협상 결과를 꼭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김경수 후보도 김동연 후보의 추경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경기 유인 방책으로 당장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게 중요하다. 최소 30조원에서 50조원까지의 규모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제조업 위주의 성장 방식을 AI·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 후보는 26일 호남권 순회 경선에 나선다. 경선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권리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최종 후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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