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인천 특수교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교원단체 반발 가속

인천의 교원 단체가 24일 검은 우산을 들고 도보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성식기자
인천의 교원 단체가 24일 검은 우산을 들고 도보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성식기자

 

지난 2024년 10월24일 인천 특수교사 A씨가 업무 가중을 호소하다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경기일보 2024년 10월30일 인터넷)된 가운데, 인천시 교육청의 진상조사가 늦어지면서 교원 단체들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4일 시 교육청과 교원 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교원 단체들과 시 교육청 소속 인사 12명이 참여해 진상조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외부 전문가 3명을 추천, A씨의 사망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A씨 죽음에 대한 원인은 해당 학교의 자체 감사가 늦어지면서 4개월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이 올해 초부터 A씨 사망 원인에 대해 신속하고 면밀하게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교육청이 입장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교원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앞서 도 교육감은 지난 1월7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월 안에는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 교육감은 1개월여 뒤인 2월19일에도 ‘인천특수교육 개선 공동합의문 서명식’ 자리에서 “조사 결과는 4월 내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도 교육감이 약속한 진상 조사 발표 시기는 학교 내부 감사가 늦어지면서 미뤄지고 있다. 인천지역 교원단체는 4월이 다 끝나가는 현재까지도 진상 조사와 A씨의 순직 처리가 지지부진하며 교육청에 조속한 발표를 촉구하고 있다.

 

인천의 교원 단체가 24일 검은 우산을 들고 도보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성식 기자
인천의 교원 단체가 24일 검은 우산을 들고 도보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성식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와 인천교사노조, 인천실천교육교사 모임 등 지역 10개 교원 단체는 이날 오후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600명 가량이 참석하는 대규모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의 신속한 진상 조사 발표를 요구했다.

 

교원단체 관계자는 “A씨가 사망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시 교육청은 아직도 아무런 응답도 없고 공유하는 내용도 없다”며 “도 교육감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즉시 진실을 담은 진상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라”고 덧붙였다.

 

A씨의 어머니는 편지를 보내 “아들을 잃고 방 문을 열 때마다 눈물이 나온다”며 “아들도 생각나지만, 정치적으로 대책을 홍보하는 시 교육청이 원망스럽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올바른 대책으로 남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내부 감사 지연으로 진상 조사가 다소 늦어진 부분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조만간 진상 조사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 교육청이 홈페이지에서 1천명 이상 시민이 동의한 내용에 직접 응답하는 ‘소통도시락’에는 ‘특수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빨리 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1천명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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