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만 바꿔… ‘몸집 불리기’ 지적 잦은 직무 변경에 업무 혼선 초래 공사 “사업 확대로 어쩔 수 없었다”
시흥도시공사가 최근 5년간 무려 여섯 차례 조직개편을 단행해 내부 혼란과 효율성 저하 등 각종 부작용에 직면하고 있다.
명칭만 바뀌는 ‘눈 가리고 아웅’식의 조직개편으로 직원들의 사기 저하 및 업무 혼선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시흥도시공사(공사)에 따르면 2019년 10월 시흥시설관리공단에서 공사로 개편되면서 당시 정원 311명이 올해초 기준으로 445명으로 43% 늘었다. 이 과정에서 여섯 차례의 조직개편이 있었고 조직이 급속하게 비대해졌다.
하지만 지자체급 지방공사로는 드물게 관광사업처가 신설되는가 하면 단순히 명칭만 변경, 내실을 기하지 못하면서 단기간에 몸집만 커져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공사는 2020년 도시개발실과 대외협력팀 등을 신설해 정원 364명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후 2022년 3본부 2실 2처 21팀 393명으로 확대 개편했다. 당시 ‘팀’ 명칭을 ‘부’로 변경하고 4급 이하 직원 호칭도 ‘매니저’로 통일했다.
이때부터는 매년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조직을 키우기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2023년 3본부 3실 4처 22부 413명으로 경영전략실과 2개 처가 늘면서 실장 1명과 처장 2명 등 간부 인력이 추가됐다. 3급 호칭을 ‘차장’, 그린환경부 내 시설파트별 4급 선임자를 ‘조장’ 등으로 명명하거나 업무 이관, 본부 명칭 변경, 조직 이름 변경 등이 이뤄졌다.
이듬해인 2024년 3본부 4실 3처 1단 24부 425명으로 개편하면서 관광사업단을 신설했다. 정원도 30명에 이른다. 당시 공사 조직개편 방안에 따르면 ‘K-골든코스트, 거북섬 활성화 등 시흥시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조직 임무 부여’라는 항목이 등장했다.
올해 초 조직개편에선 3본부 5실 4처 25부 445명으로 전략기획실이 신설되고 관광사업단이 ‘처’로 승격되면서 실장급 1명이 또 늘었다.
관광사업처를 공사에 만든 것을 놓고 시민과 전문가들도 “도시개발과 전혀 맞지 않은 비효율적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시민은 “도시계획이나 주택개발은 몰라도 관광은 생소한데 왜 자꾸 붙였다 뗐다를 반복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조직개편이 있을 때마다 직무 내용이 바뀌어 혼란스럽다”, “중복된 업무가 생겨 효율성이 떨어진다” 등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직원은 “내부적으로 조직개편은 ‘달력’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 피로도가 크다는 의미”라고 푸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전략적 목표와 일관된 방향성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며 “명칭만 바뀌고 기능 조정이 수시로 이뤄지는 식이라면 조직 내 신뢰만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조직개편이 아니라 부서만 정비했다. 잦은 건 맞지만 사업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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