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과천과 인접한 서울 서초구 주민들의 님비·핌피 유감

김형표 경기일보 지역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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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NIMBY)는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이다. 혐오시설 유치를 거부하는 집단행동이다. 반대어는 핌피(PIMFY)로 ‘제발 내 앞마당에 설치해 달라(Please In My Front Yard)’의 약자다.

 

님비나 핌피 현상은 지방자치제 이후 극명하게 나타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혐오시설 설치는 절대 안 되고 선호시설에 대해선 유치를 희망하는 집단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 간 분쟁과 갈등, 반목도 이어지고 있다.

 

님비와 핌피 현상은 서울과 경계지역인 과천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2018년 과천지구(과천 3기 신도시) 개발지구를 발표하면서 과천지구 내 하수처리장 부지를 지정했다.

 

하수처리장 부지는 서울 서초구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서초구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운동을 펼쳤다. 주민들의 저항이 심하자 국토교통부는 하수처리장 부지를 확정하지 못한 채 3년을 흘려 보냈다. 이 때문에 과천지구 개발사업은 3년 늦어졌고 대토사업에 참여한 과천지역 토지주들은 수백억원의 금융이자를 무는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과천~위례선에 설치되는 주암역을 우면역으로 변경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서초구 우면동 일대는 양재대로와 강남 순환도시고속도로, 과천~봉담고속도로 등으로 체증이 심각하다며 서초구 주민 8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우면역 신설 청원서를 채택했다. 이 청원서는 현재 국토부에 제출된 상태다.

 

이에 과천시민들은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과천시는 과천~위례선은 과천지구 개발과 관련, 광역교통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이미 확정됐고 시가 4천억원의 사업비를 부담하는 데 합의했다며 서초구 주민들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과천시와 시의회는 최근 과천시민들을 대상으로 과천~위례선 원안 추진에 대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2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다음 주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과천 하수처리장은 서초구 주민들의 반대로 위치가 변경됐지만 주암역은 정치권 영향력과는 관계 없이 계획대로 주암지구에 설치돼야 한다.

 

과천시민들이 반대해서가 아니다. 국책사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로지 사업성과 타당성, 필요성 등에 따라 과천~위례선 정차역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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