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우롱”... 부천 현대백화점 ‘살충제 검출’ 우롱차 쉬쉬

기준 이상 농약 성분 검출, 대만서 불법 수입한 제품
약 1만6천잔 조리해 판매... 사과·안내문 등 조치 미흡
백화점 “보상책 공지 계획”... 식약처, 입점 업체 檢 송치

image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 전경. 김종구기자

 

대형 백화점의 농약성분(살충제)이 검출된 우롱차 판매와 관련해 대표이사가 사과했지만 해당 백화점인 부천 중동점은 이를 알리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현대백화점 등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11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중동점 등에 입점한 드링크스토어가 지난해 4~9월 대만에서 불법 수입한 차(茶)류를 조리·판매했고 우롱차에선 기준치 이상의 농약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해당 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중동점 등 두 곳에서 이 제품을 사용해 차와 음료수 1만5천890잔(8천만원 상당)을 조리·판매한 것으로 확인했다. 우롱차에서 기준치 이상 검출된 ‘디노테퓨란’은 살충제의 일종으로 급성중독 시 구토, 설사, 복통, 어지럼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농약이다.

 

현재 식약처는 대만산 우롱차 등 불법 수입·판매 혐의로 판매업체인 드링크스토어를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홈페이지에 정지영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지난 14일 올리고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고객들의 불안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식약처의 관련 보도자료 발표 이후 드링크스토어 영업을 즉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제적인 고객 보호를 위해 해당 기간 무역센터점과 중동점에 입점된 드링크스토어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환불은 물론이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약 우롱차 판매 논란이 있는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 1층 드링크스토어가 있던 자리에 다른 업종이 영업을 하고 있다. 김종구기자
농약 우롱차 판매 논란이 있는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 1층 드링크스토어가 있던 자리에 다른 업종이 영업을 하고 있다. 김종구기자

 

하지만 논란이 된 브랜드 드링크스토어가 입점해 영업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는 농약성분이 검출된 우롱차와 관련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현장 사과문을 게재하지 않아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드링크스토어가 입점한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 1층에도 사과문이나 구매 고객의 환급방법 등에 대한 안내문은 없었고 이미 다른 업체가 들어서 영업 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현대백화점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올렸지만 정작 이를 판매한 현대백화점 중동점이 드링크스토어를 이용한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사과와 환불 등 후속 조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A씨(45)는 “드링크스토어는 알지만 대만산 우롱차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된 사실은 몰랐다”며 “중동점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당연히 중동점을 찾는 고객에게 먼저 알리는 현장 사과문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8일 이후 환불 등 보상대책을 인터넷 등을 통해 공지할 계획”이라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입점 브랜드에 대한 관리를 개선하는 등 품질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