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중국 간병인, 자격 묻고 책임 지워라

국적 아니라 자격 문제다
급여 아니라 인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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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환자의 몸을 뒤집는다.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지만 소용없다. 환자가 무거워 다룰 수 없다며 불평한다. 2만원을 쥐여주자 조용해진다. 욕창을 방지하려는 약품이 필요했다. 자기 가방에서 약품을 꺼낸다. 약국에서 7천원인데 2만원이라며 권한다. 살 수밖에 없다. 기저귀를 다 써서 자기가 샀다고 한다. 가족이 옆 병상에서 기저귀를 찾아온다. 항의하자 거센 폭언이 시작된다-. 일인칭 관찰이다. 증명은 생략하겠다.

 

-90대 할머니가 사망했다. 가해자는 딸뻘인 50대 중국 여성이다. 잠 안 잔다며 이불로 덮고 ‘퍽퍽’ 때렸다. 사인이 직장암이라는데, 5년 전 완치됐다. 유족이 합의했다는데 그건 사망 전의 상황이다. CCTV 등이 없다지만 간병인 자백은 있다. 이런데도 경찰은 간병인을 불구속했다. 할머니가 왜 맞았고, 얼마나 맞았는지 알 길이 없다. 부검이라도 해보려 했다. 그런데 이미 화장을 치렀다.- 남은 건 불효에 대한 통한 뿐이다.

 

‘중국인 한두 명의 문제를 침소봉대 말라’고 할 건가. ‘따뜻한 인류애로 접근해야 한다’고 할 건가. ‘우리 조선족 동포들이다’고 할 건가. 간병 병실을 두세 곳만 살펴도 그런 소리 못한다. 금품 수수, 의약품 판매, 물품 유용.... 널브러진 장면이다. 막말, 학대, 폭행, 성폭행.... 이어지는 사건이다. 그때마다 중국인 간병인이다. 간병인의 80%가 외국인, 그 외국인의 80%가 중국인이다. 문제의 출발은 중국인 취업 대책이다.

 

간병인은 세계가 다 부족하다. 나라마다 간병인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독일은 의무적 공적 간병보험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은 40세 이상이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의무 가입이다. 싱가포르는 중앙적립기금(CPE)으로 푼다. 미국은 공적 간병의료보장제도를 운영한다. 공통점은 간병제도의 공적(共的) 운영이다. 공적자금을 넣고 그 대신 자격을 관리한다. 명칭과 역할에는 차이는 있지만 ‘자격 있는 간병인 제도’는 대체로 같다.

 

우리에겐 이게 없다. 조건도 없고 제한도 없다. 건설 현장에 잡역부 공급하듯 하고 있다. 인력사무소와 환자 가족의 직거래 방식이다. 환자 가족이 선택한 셈이 된다. 병원은 ‘단순히 소개하는 역할’이다. 정부·지자체도 보이지 않는다. 책임 질 곳이 없다. 이런 ‘간병인 시장’을 외국인에게 확 열었다. 중국인들이 물 밀듯 들어왔다. 전문지식은 아예 기대할 수 없다. 불법체류자에서 각종 전과자, 수배자들까지 마구 섞여 있다.

 

충북의 한 정신병원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다. 50대 남성 중국인 간병인이 여성 환자를 성폭행했다. 다른 여성 환자를 성추행하기도 했다. 달아났다가 한 달여 만에 잡혔다. 불법 체류하던 중국인이었다. 사기 혐의로 수배까지 내려져 있었다. 그를 알선한 간병인협회, 그를 근무시킨 병원이 똑같은 변명을 했다. “불법체류나 수배 사실을 몰랐다.” 자격 기준이 없으니 추궁할 근거도 없다. 유린당한 여성과 가족만 억울하다.

 

간병인 자격 제도 좀 만들자는 요구다. 그런데 국회는 엉뚱한 얘기를 내놨다. 지난해 총선에 등장한 ‘간병비 급여화’다. 간병인에게 월 급여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유력 정당이 내세웠던 총선 1호 공약이었다. 요양보호사들이 들고일어났다. 240시간 교육과 시험을 거친 사람들이다. ‘무자격 간병비에게 급여 보장이 웬 말이냐’며 반발했다. ‘중국인 간병인에게 혜택 주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터질 법한 분노 아닌가.

 

요즘 세계를 떨게 하는 권력은 트럼프다. 범죄자 이민자들을 관타나모 교도소로 보내고 있다. 이민자 2천만명을 추방하겠다고 선언했다. 멕시코 국경에는 군 병력을 증강시켰다. 이 정책에 미국인의 60% 이상이 지지를 보냈다(CBS뉴스 10일 조사). 일자리 지키는 대통령이라고 봐서다. 그런 미국도 간병인 취업은 열어놨다.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철저하게 검증한다. 언어, 능력, 자격증, 전과까지 다 따진다.

 

GDP 27조달러의 1등 나라, 그런 미국도 자격 갖춘 외국인만 골라 받는다. GDP 1조6천억달러의 13등 나라, 이런 한국은 자격 안 묻고 막 받는다. 뭔가 잘못된 것 같지 않나. 손봐야 한다. 이 외국인 간병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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