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손실 영향 대손충당금 쌓여... 2024 상반기 당기순손실 705억 상황 지속 땐 조합원 피해 우려, 이사장 선거 전문가 선출 필요 관계자 “자산건전성 제고 노력”
인천지역 새마을금고의 총 적자 규모가 반년 사이 무려 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들이 각종 개발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뛰어들었다가 발생한 손실을 감당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마을금고에 출자한 회원(조합원)의 배당금 급감 등 피해 우려가 크다. 지역 안팎에선 오는 3월5일 치러지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첫 직선제 선거에서 전문 경영인을 선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인천 새마을금고 53곳의 지난 2024년 상반기 정기공시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당기순손실이 총 7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하반기 결산 공시 당시 당기순손실 175억원보다 무려 530억원 증가한 규모다. 6개월 만에 적자가 4배 늘어난 셈이다.
53곳 중 적자 금고도 2023년 공시 기준 11곳에서 40곳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인천 새마을금고 4곳 중 3곳은 적자다. 이중 북인천 새마을금고의 적자가 192억원으로 가장 많고, 경인아라 새마을금고가 38억원 등이다.
특히 인천의 새마을금고는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1.34%로 지난 2023년 기준(9.07%)보다 2.27%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8% 이하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도화1동 새마을금고는 지난 2023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8.16%에서 23.59%로 껑충 뛰었고, 서일새마을금고도 17.95%에서 22.26%로 높아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인천본부는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새마을금고들이 PF 연체가 발생하자 이에 따른 손실을 감당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다보니 이 같은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PF 대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대신 메울 대손충당금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인천 새마을금고의 대손충당금은 3천198억원으로, 2023년 2천682억원에 비해 515억원이 늘어났다.
인천의 새마을금고 적자가 이어지면서 조합원에 대한 피해 우려가 크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배당제한 이행명령’을 통해 적자 금고의 출자배당률을 1년 만기 정기예탁금 연평균 금리(약 3.66%)에서 최대 2.5%까지 줄이기도 했다. 만약 2024년 결산공시까지 적자가 남아 있는 새마을금고는 조합원의 배당금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질 수 있다.
지역 안팎에선 오는 3월5일 치러지는 제1회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전문 경영인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그동안 대의원 간선제로 비전문가 이사장이 당선했고, 이들은 경영 부실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번 직선제 선거에서는 전문 경영인이 뽑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이사장들은 각 금고의 상황을 살핀 뒤 이에 맞는 전문적인 경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본부 관계자는 “이번 이사장 선거에서 조합원들이 후보자들의 경영 전문성 등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각 새마을금고가 지속적으로 부실채권 등을 팔아 자산건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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