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에요.” 이웃과 나누고 베푸는 데 진심인 부모의 모습을 보며 성장한 유년 시절의 경험은 이서근씨(60)에게 봉사정신을 심어줬고 이는 그의 삶을 이끄는 근간이 됐다.
현재 시흥시 신천동에서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두손모아 이웃사랑회’ 회장으로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으로 점철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기부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았지만 부모님은 늘 이웃과 나누며 사셨다. 그 모습이 자연스레 마음에 새겨졌다”며 미소 지었다.
부모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받아 그 역시 젊은 시절부터 푼돈을 모아 라디오 채널에 기부를 시작하면서 작지만 꾸준하게 나눔을 실천했다. 통장 잔액이 부족해 자동이체가 끊기는 순간까지도 기부를 멈추지 않았다.
서울에서의 고단한 삶을 뒤로하고 시흥에 정착한 1999년, 그는 새로운 터전에서 나눔으로 자신과 이웃을 채우는 특별한 여정을 시작했다. 작은 희망을 품고 시작한 생업은 어느덧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삶을 든든하게 해줬고 그는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돌려주고자 봉사의 길을 걸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이웃과의 소소한 나눔이었다. 연탄과 김장김치를 나르던 차가운 겨울날은 봉사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한 시간이었다. “작은 일이지만 누군가가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는 그는 지역 전기공사협회를 통해 같은 일에 종사하는 회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매년 연탄봉사와 김장김치 나누기를 진행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온기를 전한다.
두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자녀들에게도 사랑을 나누는 삶을 선물하고 싶었기에 열성적인 봉사활동만큼이나 청소년을 향한 그의 마음도 각별했다.
부모의 마음으로 힘든 환경의 아이들에게 교복과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미래를 응원하고 때로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아이들이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특히 탈북민 자녀를 지원한 경험은 그에게 여전히 뭉클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탈북민 학교가 폐교된 이후에는 글로벌 중학교의 소년소녀가장 두 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고 있다.
올해 그는 10년간 꾸준히 활동해 온 두손모아 이웃사랑회의 1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회원 수가 한때 70명을 넘으며 왕성히 활동했지만 코로나19로 줄어들어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현재는 53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으며 회원 확대를 위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더 많은 이웃과 손을 맞잡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봉사회를 이끄는 책임감을 드러냈다.
시흥시체육회와 시흥중앙로타리클럽에서도 봉사를 이어가며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시흥시장 및 경기도지사 표창을 휩쓴 그는 올해엔 장애인 학부모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운영하며 봉사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한 장의 연탄, 한 벌의 교복, 그리고 진심 어린 미소가 이웃에게 기쁨을 선물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는 이 회장은 힘든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며 모두가 함께 살 만한 세상을 꿈꾸고 있다.
“나눔은 나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힘이다. 내가 가진 걸 나누면서 오히려 더 큰 행복을 얻는다는 걸 배웠다. 삶은 짧고 기회도 많지 않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그 누구보다 행동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의 단단한 믿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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