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장곡 학군배정에 학부모 반발…“집앞 학교 놓고 1시간 통학?”

시흥시 장곡중학군 배정에 따른 학교 위치도. 시흥시 제공
시흥시 장곡중학군 배정에 따른 학교 위치도. 시흥시 제공

 

시흥 장현지구 내 중학교 학군 배정을 놓고 일부 원거리 배정을 받은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대책마련이 쉽지 않아 교육당국이 부심하고 있다.

 

더욱이 교육당국이 지난해 1지망 희망 학교 사전조사 등을 통해 이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안일한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시흥교육지원청, 시흥시, 학부모 등에 따르면 시흥교육지원청은 지난해 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근거로 중학교 원서접수를 통해 장곡중학군(응곡중, 장곡중, 시흥가온중) 학교 3곳 중학교 배정을 올해 1월초 확정했다.

 

배정 방식은 학군별 ‘선 복수지원 후 전산 추첨’을 하는 일명 ‘뺑뺑이’ 방식으로 장곡중학군 지원 학생은 795명으로 응곡중 232명(정원 동일), 장곡중 215명(정원 232명), 가온중 348명(정원 동일) 등으로 배정돼 장곡중의 경우 정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여울초교(9명)와 가온초교(31명) 등에서 가온중을 지원한 40명의 학생이 원거리인 장곡중에 배정되면서 학부모들이 “코앞 학교를 두고 1시간 거리 학교에 배정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한여울초교에서 장곡중까지의 거리는 2.8㎞로 도보로 한시간 거리, 횡단보도만 10개를 건너야 한다”면서 “배차간격 30분인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는데 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버스가 다니지 않으면 저희 아이는 학교를 못간다”며 재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또 가온중이 지난 2021년 3월 개교시 41학급(일반 39학급, 특수 2학급)으로 개교했고, 올해 기준 34학급이 편성됐기 때문에 학사운영에 여유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면담 및 교육활동공간 부족, 급식문제, 특별활동 공간 부족 등에 따른 교육질 저하, 과밀학교에 대한 불만 폭증 등으로 학급증설에 반대 입장이다.

 

image
지난해 9월 시흥교육지원청과 학교 측이 학생 배정에 대해 문제를 파악하고 사전 논의한 자료. 학부모 제공

 

실제 시흥교육지원청과 학교 측은 지난해 9월 희망교 사전 조사를 실시해 현행대로 학급 편성시 41명의 탈락자 발생을 예상하고 학급편성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학교 측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아쉬운 대목이다.

 

가온중 관계자는 “학교 과밀화에 따른 문제점들을 교육청과 협의했고, 학생들의 학습권과 운영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 말씀 드릴 수 있다”며 “체육관에 전교생이 못들어가 행사를 두 번 나눠 치르는 상황이다. 학군에 따른 학생 배정문제는 전적으로 교육당국이 결정권자”라고 말을 아꼈다.

 

시흥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학교 측과 협의해 왔지만 학교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점차적으로 학생수를 늘려나가는 과정이다. 전학문제도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기관과 대책마련 회의 등 논의에 적극 참여해 해결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며 “하지만 중학교 배정은 교육장 법정사무로 지자체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