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입니다.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곳이 아닌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마음속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기관이 돼야 합니다.”
법관으로 22년간 조상의 숨결 속에서 그 길을 새기고 있는 이현복 수원지법 여주지원장은 법관의 독립을 3천여 조각으로 나뉜 하나의 거대한 벽화를 완성하는 과정에 비유했다. 그는 “법관은 독립적으로 자신이 맡은 조각을 완성하면서 전체 벽화의 완성을 위해 다른 조각들과의 조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며, 자신의 판단이 다른 법관들의 조각과 어긋나지 않는 지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을 밝혔다.
재판을 똑바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지원장은 “재판 과정에서 내가 아닌 다른 법관이 사건을 판단해도 동일하게 결정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점검한다”면서 “지난해 여주시 가남읍 방화치사 사건 무죄 판결에서도 헌법이 규정한 무죄추정 원칙과 증명책임을 철저히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급심 법관으로서 어떤 재판부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사법 신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원장은 “여주는 선조인 목은 이색 선생의 부친 가정 이곡 선생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곳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북내면 가정리의 지명이 조상의 호를 딴 것임을 알게 된 순간, 이곳에 발령받은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여주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조상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가고자 노력 중이다.
여주에서의 생활을 통해 주민들의 선한 마음을 경험했다는 이 지원장은 “법원의 역할은 좋은 재판으로 주민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지역 봉사활동에서 기존의 형식적인 기부를 넘어, 실질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법원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노력해왔다”고 피력했다.
그는 법관 생활의 본질을 “현재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동료 법관과 소통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며 “후배 법관들에게도 이러한 보람과 행복을 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여주에서의 경험이 법관으로서의 삶에 큰 울림을 줬다”고 덧붙였다.
여주라는 지역적 배경과 역사적 유산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해온 이 지원장은 “조상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사회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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