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식당 등 자영업자와 여행업체 등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잇따른 단체 예약 취소 등으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다. 다만 지역 안팎에서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다시 연말 특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해마다 연말 실·국 단위로 이뤄지던 송년회 등을 전면 취소하는 분위기다. 공식적으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소규모 송년회 등을 하라는 공지가 있지만, 탄핵 정국 등으로 인해 송년회 등을 하는 부서 등은 없다.
이 같은 연말 송년회가 없는 것은 시 뿐만이 아니라, 10개 군·구는 물론 인천시교육청 등 인천의 대부분 공공기관이 마찬가지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송년회를 하라는데, 이런 시국에 누가 하겠느냐”며 “사실상 아예 안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회식, 송년회 등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도 단체 예약 취소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특히 시청과 교육청이 있는 남동구 구월동 일대는 물론 인천의 대부분 공공기관 인근 식당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구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작년 연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손님이 줄었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나빠 손님이 줄었는데, 이젠 단체 손님까지 없어져 문 닫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들이나 각종 회사 송년회로 매장이 북적여야 하는데, 단체 예약도 취소되고 거리에도 사람들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의 여행사들은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과 관련한 로컬 여행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것은 물론 내년 초 예약 고객은 아예 없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신중’ 단계로 격상하거나 주의 당부하면서 줄줄이 예약 취소가 이뤄지고 있다.
연수구에 있는 한 여행사는 내년 2월부터 외국인 단체 관광 예약이 단 1건도 없다. 지난해에는 이미 2~3월까지 예약이 잡혀 있었지만, 불안정한 정국 탓에 아예 예약이 없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의 예약도 없다. 되레 외국 패키지 여행을 예약한 여행객들에게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추가금이 붙는 것 아니냐는 문의 전화만 빗발치고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에서 보면 계엄 등으로 인해 더 불안한 상황인데 누가 한국 여행을 오려고 하겠냐”며 “예약 취소 전화를 받을 때마다 한숨이 나오고, 마치 코로나19 시기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불안정한 정국이 일단락한 만큼,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구월동에서 식당을 하는 B씨는 “비상계엄 이후 예약이 많이 줄었지만 탄핵안이 가결됐으니 기쁜 마음으로 다시 회식이나 송년회를 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비상계엄 등으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송년회 등 연말 행사 참여를 독려하고 현지 여행사 분위기 등을 꾸준히 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민생안정 전담조직을 통해 자영업자 등에게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현지 여행사, 여행 예약 취소 건 등도 수시로 살피고 있으며 조만간 대책 회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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