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챔프 2차전서 역전우승 허용 후 “이 순간 잊지 말자”고 다짐 강채림·김윤지 ‘내 마음속 MVP’…뛰는 축구로 ‘무서운 팀’ 만들고파
수원FC 위민이 ‘디벨론 2024 WK리그’서 14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 중심에는 지난 2015년 수원FC의 전신인 수원시설관리공단 코치로 시작, 6년 전 감독으로 승격해 팀의 토대를 만든 박길영 감독(44)이 있다. 수원FC에서의 10년차를 맞이한 올해 우승 꿈을 이룬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아픔이 성장의 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수원FC는 지난해 인천 현대제철과 챔피언전서 1차전 승리를 거두고도 2차전 대역전극을 허용해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챔프전 2차전이 끝나고 ‘이 순간을 잊지 말자’고 선수단에 말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나 스스로도 두 번의 실패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며 “그때의 아픔을 올해 동기부여로 삼아 우승까지 이어졌다. 특히 원팀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심서연, 전은하, 문미라, 김윤지 등 고참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수원FC에게도 고비처가 있었다. 상대에 따라 전술을 바꿔나갔고 이를 익히는 데 선수들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급변하는 작전에도 잘 수행해준 선수들에게 박 감독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박 감독은 “시즌 초반 측면 수비수를 활용한 빌드업에 역점을 두는 축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상대에게 전술이 노출돼 전술을 계속 바꿔나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천 KSPO와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서는 중원에서 맨투맨 싸움에 역점을 두는 전술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는데 바뀐 작전에 잘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 감독이 꼽은 이번 시즌 최우수선수(MVP)는 새롭게 팀에 합류해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공격수 강채림(14골)과 ‘베테랑 미드필더’ 김윤지다.
박 감독은 “강채림이 고비처마다 팀에 큰 기여를 했다. 이번에 우승을 한 뒤 본인 스스로 현대제철의 ‘우승 DNA’를 가져왔다고 웃었다”며 “김윤지는 노장인데도 부상 없이 전경기를 다 뛰며 헌신했고, 챔프전 2경기 모두 팀을 위해 몸을 불살랐다”고 칭찬했다.
수원FC는 박 감독의 리더십 아래 14년 만에 이룬 우승을 발판 삼아 ‘왕조 구축’을 노리고 있다. 정상을 지키려면 구단의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박 감독은 강조했다.
그는 “투자가 없으면 대권 도전이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 첫 번째는 훌륭한 스쿼드 구성이다”며 “그게 갖춰지면 신·구 조화를 통해 영리하고도 정말 많이 뛰는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 이번 시즌의 강한 전력에 많이 뛰는 축구를 더해 ‘무서운 팀’으로 각인시키고 싶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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