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EZ 제조기업 인력난 호소 “외국인 노동자 규제, 수도권도 풀어달라”

생산직 인력 채용 ‘하늘의 별따기’
특성화고 학생도↓… 인력난 심각
관계자 “기업 애로사항 해결 최선”

5일 인천 연수구 송도G타워에서 열린 제31회 전국경제자유구역 청장협의회에서 윤원석 인천경제청장 등 9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5일 인천 연수구 송도G타워에서 열린 제31회 전국경제자유구역 청장협의회에서 윤원석 인천경제청장 등 9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생산 라인을 돌릴 인력이 없어서 공장 문 닫기 직전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라도 절실합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반도체 제조기업 A사는 최근 반도체 생산 장비를 주·야간 교대해 돌릴 인력을 채용하는데 애를 먹었다. 중견기업으로서 재정도 탄탄하고 복지도 좋다고 취업 시장에 소문이 났지만, 교대 근무와 생산직에 대한 편견이 커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려 해도 수도권 규제 때문에 어렵다. A사 관계자는 “지역 특성화고등학교 출신 학생 수 자체가 줄고, 졸업생도 대학 진학을 선호해 인력 충원이 쉽지 않다”며 “겨우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2~3년 뒤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또다른 중견기업인 바이오 계열 B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최근 생산 라인을 확대하면서 새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해야 하지만, 생산직·교대근무 직원을 채용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최근에는 지방의 인력 시장까지 찾아보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주·야간 교대로 돌아가는 생산 라인을 국내 인력으로 채우는 것은 이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고 싶지만 수도권 규제에 묶여 있어, 도무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입주한 중견 제조기업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 비전문취업비자(E-9) 고용허가제로는 300인 이상 제조사업장 또는 수도권의 중견 기업은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IFEZ의 외국인 투자기업 중 상시 노동자 300인 이상인 제조업체는 A, B사를 포함해 모두 7곳이다. 이들은 중견기업 이상 규모다. 중견기업은 매출이 400억~1천500억원 이상이거나 자산 규모가 5천억원 이상 10조원 미만인 곳이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인천경제청이 지난 2023년 IFEZ 입주 기업 대상 실태조사 결과, 제조 기업의 60.4%가 애로 사항으로 ‘인력 수급’을 꼽았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해마다 중앙 정부에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비수도권만 규제가 풀렸을 뿐, 수도권기업은 여전히 규제에 묶여 있다.

 

IFEZ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송도가 말만 IFEZ이지, 인력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역차별 받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 상황이 악화하기 전에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날 송도G타워에서 열린 제31회 전국경제자유구역 청장협의회에서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은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외국인 노동자 E-9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IFEZ에 지식정보산업단지, 첨단산업클러스터 등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첨단산업 분야 제조기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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