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불황 ‘직격탄’… 인천 레미콘 ‘휘청’

수도권 작년 출하량 6.1%↓… 매년 감소세
시멘트값도 올라… 올해 126곳 영업 중단
전문가 “공공발주 확대·행정적 지원 필요”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들이 서 있는 모습. 경기일보 DB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들이 서 있는 모습. 경기일보DB

 

인천 레미콘 업계가 건설 경기 불황에 직격타를 맞았다. 레미콘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레미콘 업체와 기사들이 매출 급감으로 생계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2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인천·경기·서울지역 레미콘 출하량은 지난 2021년 6천610만3천165㎥에서 2022년 6천241만2천625㎥로 5.6% 줄었다. 지난해는 5천857만6천751㎥로 6.1% 더 줄었다. 대구지역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많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전국적으로는 평균 3.9%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레미콘 업체는 물론 레미콘 트럭 기사들의 일감도 감소하는 등 레미콘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가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을 실어 건설 현장에 나르는 회전수를 집계한 결과, 인천·김포지역 한달 평균 회전수는 2022년 90회에서 2023년 80회, 올해 1~5월 69회로 감소했다.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중소 레미콘 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건설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1개월 평균 매출이 3~4년 전 약 20억원에서 이젠 13억~14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회사 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동구 레미콘 업체 기사 김찬수씨(65)는 “계절적으로 성수기인데, 예전과 비교하면 회전수가 절반 수준”이라며 “1회에 7만원 정도를 받으면 이 중 40%가 유지·관리비로 빠진다. 업계 전체가 어려우니 거의 최저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레미콘 업계에선 건설 경기 불황으로 레미콘 수요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을 보면 지난 2022년 인천지역에서는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을 합쳐 모두 38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어 2023년에도 43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올해는 10월까지만도 126개 업체가 ‘사업포기’를 이유로 영업을 중단했다.

 

더욱이 레미콘 제조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도 오르며 업계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2021년 1t당 7만여원 선에서 올해 11만원 이상으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

 

빈재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레미콘 업계가 크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자체가 공공 발주 물량을 늘리거나 공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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