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자작나무 숲

하늘에 구름 걸어

은사 빛 반짝이며 군락을 이룬

새하얀 가슴으로 숲을 밝힌다

 

호젓한 산길에 외로운 등 하나

오가는 발걸음 지팡이 되고

뼛속까지 빚어내는 하얀 마음

 

천년을 살아도 그 모습 그대로

깃털처럼 하얀 몸매에

심신을 달래주는 갸륵한 가슴이여

 

산허리 돌아 숲길 걷다 보면

재충전 쉼을 얻는 평안의 숲,

자작자작 진묘한 반주에

꿩 한 마리 푸드득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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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예 시인

‘문파문학’ 등단.

PEN한국본부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수원문학아카데미‘시인마을’ 회장

2021년 경기시인상 수상

시집 ‘詩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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