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iH)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체계적인 재무 관리에 나선다. iH는 구월2지구를 비롯한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부채 관리와 사업 추진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14일 iH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부채중점 관리제도를 10년 만에 개편했다. 종전 1부채 규모 1천억원 또는 부채비율 200% 이상의 기관을 1차와 2차로 구분, 1차에서 다양한 재무지표에 대한 종합평가를 하도록 한다. 이어 2차 관리에서 지방공기업 정책위원회 심의를 통해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 부채비율 기준에서 안정성, 수익성, 재무안정화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iH는 그동안 공사 출범 초기 공격적인 투자가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겹쳐지면서 투자비 회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아 ‘부채 중점관리기관’에 들어갔다. 이에 iH는 구월2지구 등 신규사업 확장을 위해 부채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iH는 해마다 강화하는 재무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부채 감축을 달성하고 있다. 올해 구월2지구와 동인천역 일대 도시개발사업 등 약 6조5천억원에 이르는 도시개발사업을 신규로 추진할 예정이다.
iH는 종전 사업의 사업성을 재점검 할 수 있는 ‘중장기 재무관리 통합 분석 시스템’을 마련해 개별 사업 사업성과 전 사업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연계하는 등 대응 체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PF위기를 비롯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정확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체계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는 개별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변수에 대한 사업의 현금 흐름과 사업성을 분석하는 등 재무적인 위협 요인들을 사전에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더군다나 iH가 부동산을 주요사업을 하는 만큼 도시개발 및 주택 사업의 사업성 관리를 위해 분양률, 분양가, 회수조건, 공사비, 보상비, 토지이용계획 등의 각각 변수를 통해 활용할 수 있다.
또 iH는 지난해 5월 대내외 환경에 따른 선제적인 재정 건전화 추진계획도 마련했다. 재무적인 위협 요소를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영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iH는 총 사업비 36조4천928억원의 총 102개 사업에 대한 사업 시기 조정을 하고, 사업 방식을 변경하거나 사업비 최소화를 하는 등 안정적 재무 관리를 위한 방법을 마련한다. 이어 오는 2027년까지 총 부채 6천690억원, 부채 비율을 46% 포인트 감소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iH는 사업기간이 19년인 검단신도시와 24년인 영종하늘도시 사업 추진으로 인해 10년 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재무적 관리가 주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iH 관계자는 “부동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 사업 리스크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발전과 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채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는 중장기 재무관리 통합분석시스템 등 보다 철저한 사업 및 재무리스크 관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인천시 등의 효과적이고 일관적인 감독 및 지원 요청을 통한 복합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iH는 인천시로부터 ‘자본금 확충’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4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3기 신도시 주택공급 활성화 등을 위해 지방도시공사의 사업 참여 확대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iH의 자본금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자본금이 적은 지방 공기업은 매출액이 높거나, 당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더라도 자본 규모 자체가 작아 부채비율이 높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iH의 자본 규모는 3조179억원으로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4조9천261억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9조7천938억원 보다 최대 3배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SH는 iH보다 부채금이 12조1천794억원 많은 18조1천688억원이지만, 부채비율은 200%보다 적은 185.5%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iH는 10년 연속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더라도 결국 자본금 부족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사업 확장의 여력을 줄이고, 부채관리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경기도는 GH의 부족한 자본으로 인한 사업 추진 어려움에 따라 2026년까지 4천억원 이상의 추가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도 6천억원의 추가 출자를 통해 대동·금탄지구 산업단지 개발사업 등 주요 현안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동암 iH 사장은 “iH는 10년 연속 흑자를 이어왔으나 5조9천125억원에 이르는 부채로 인해 경영성과 측면에서 적합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천의 도시발전이 부채의 낙인으로 발목이 잡히고 있다”고 했다. 이어 “iH가 계양 3기 신도시 개발 등 역할 확대를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반드시 인천을 대한민국 최고의 선진 도시로 우뚝 세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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