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검색 모의테스트, 실탄 이어 팬티폭탄도 적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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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이미지투데이

인천국제공항의 보안검색이 권총 실탄과 흉기에 이어 팬티폭탄까지 뚫렸다.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보안기관 등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TSA) 직원 5명과 국토교통부, 국가정보원 등은 지난 14일 인천공항 보안 평가에 앞서 사전 모의 테스트를 했다.

 

이번 모의 테스트는 TSA 직원 4명이 출국하는 과정에서 이 중 2명이 몸과 소지품 안에 폭발물을 숨긴 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보안 검색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TSA 한 직원은 속옷 안에 폭발물을 숨겨 출국장 보안검색 원형탐지기 안에 들어섰고, 탐지기는 그의 팬티 부분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알람을 울렸다.

 

그러나 보안검색 요원들은 탐지기가 감지한 곳이 민감한 부위다 보니 강제로 벗기거나 손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인터뷰 형식으로 물어봤고, 해당 직원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자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TSA 여성 직원은 노트북 안에 폭발물을 숨기고 보안검색을 받았지만, 그대로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보안검색 X-레이에 폭발물 표시가 있었으나 보안검색 요원은 해당 외국인에게 몇 마디만 물어보고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이번 모의 테스트처럼 팬티에 폭발물을 숨겨 실제 테러를 시도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9년 크리스마스에는 속옷에 폭발물을 숨기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발 디트로이트행 미국 항공기에서 테러를 저지른 이른바 '성탄절 속옷 테러' 사건이 있었다. 2012년에도 국제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 연계조직이 속옷에 폭발물을 감추고 항공기 테러를 시도하려다 미국 CIA에 적발당한 사례가 있다.

 

인천공항 보안기관 관계자는 “경찰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보안검색 요원들은 승객이 동의하지 않으면 속옷을 벗기거나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검색에 실패한 것은 맞지만, 보안검색 요원들에게 그에 따른 권한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TSA가 점검한 사항은 앞으로 공식적인 보안 평가에 대비한 사전 준비 과정으로, 평가절차 방법 검토를 위한 것이며 공식적인 평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 진행사항 및 결과는 TSA의 기밀성 확보를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공항은 지난 4월 중국인 여성이 21㎝ 흉기를 소지한 것을 보안검색에서 적발하지 못했고, 이에 앞선 3월에는 70대 미국인이 소유한 권총 실탄 2발이 대한항공 여객기 안 좌석 안에서 발견돼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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