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 빛 노을을 몸에 묻히고
아이들이 하나둘 집으로 간 뒤
굴뚝새 혼자 날아와
삐중삐중 놀이터 비밀번호 누른다
아이들은 무얼 남기고 갔을까
모래 속에는 재잘거리는 소리 발자국 소리
노을이 떠나고 나면 흰 달빛 별빛이 내리고
아이들과 굴뚝새도 잠들어 텅 빈 놀이터
내일이면 모래 속 묻어놓은 웃음 싹 트겠다
윤연옥 시인
인천문학상, 인천문화상(문학) 등 수상, ‘시인마을’ 동인.
저서 ‘옳거니 무릎을 치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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