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천여개 가로등 거치대 방치... 지역 축제 현수막 찾기 어려워 市 “예산 부족으로 행사장만 설치”
광주시가 지역 문화·예술·관광 홍보를 위해 가로등 현수기를 설치해 놓고 정작 지역 행사 홍보에는 활용하지 못한 채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 전역 도로변에는 1만1천여개의 가로등 현수기 거치대가 설치돼 있다. 가로등 현수기는 도로변 가로등이나 전봇대 등에 거치대를 설치해 현수막을 꼽아 홍보하는 시설물로 행사 현수막이나 새마을기, 민방위기, 태극기 등을 걸고 있다.
가로등 현수기는 문화, 예술, 관광, 체육, 종교,학술 등의 진흥을 위한 행사나 공연 또는 국가 주요 시책 등을 홍보하기 위해 설치하며 30일 이내 기간 동안 설치할 수 있고 비용은 1조(2개)당 6천원으로 행사 개최 장소와 상관 없이 행사 목적이 법령 기준에 적합하면 허가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시는 이처럼 현수기 1만1천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행사 등에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시는 4~14일 곤지암 도자공원 일원에서 제26회 광주왕실도자기축제를 개최했고 다음 달에는 퇴촌면에서 퇴촌토마토축제가 예정됐지만 도로변에서 이들 행사를 홍보하는 가로등 현수기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이는 시가 광주왕실도자기축제 등 정해진 예산 범위에 도로변까지 가로등 현수기 설치비용을 미처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반면 인구 이동이 가장 많은 경안동을 중심으로 대로변에는 시 행사를 홍보하는 현수막 대신 인근 성남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인근 지자체 공연 등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차지하고 있다.
주민 A씨(45·광주시 역동)는 “일반 행사도 아닌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다. 행사가 진행 중이라면 많은 주민이 알아야 하는 게 아니냐. 시내 중심에서 지역행사를 홍보하는 가로등 현수기는 찾아볼 수 없고 타 지역 공연 홍보 현수기만 보이는 게 말이 되느냐. 활용 가능한 홍보수단을 방치하는 것도 혈세 낭비”라고 비난했다.
시 관계자는 “광주왕실도자기축제 당시 행사장 인근 도로변에 축제를 알리는 가로등 현수기를 걸었지만 정해진 예산으로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주요 도로변까지 확대하지 못했다”며 “가로등 현수기는 행사 주관 부서 요청에 따라 거치한다. 추후 예정된 행사와 관련 주관 부서와 협의해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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