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가방이 수십만원, 태블릿PC 100만원 훌쩍... 입학철 다가오면 허리 휘청
롯데백화점 수원점에서 만난 김소영씨(41)는 딸의 초등학교 입학 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자녀의 첫 학교, 첫 가방인 만큼 예쁘고 좋은 것을 선물해주고 싶어 한 달째 인근 백화점을 돌며 여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의 책가방 가격이 평균 20만원이 넘는 탓에 그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김씨는 “백화점 안에 있는 매장을 전부 돌아봤는데 제일 저렴한 가방이 22만5천원이었다”며 “고작 2~3년밖에 들지 못해 아까운 마음과 아이가 원하는 걸 사주고 싶은 마음이 상충돼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20일 경기도내 여러 백화점. 초등학생 책가방을 진열한 일부 매장들을 둘러봤다. 닥스 키즈 매장에서 판매하는 책가방 세트(책가방, 필통, 신발주머니 등)는 평균 25만5천원으로 작년 대비 평균 구매가가 1만원 가량 올랐다. 휠라 키즈 매장에서도 책가방 세트(책가방, 키링, 신발주머니 등)가 20만원에 가까운 금액대에 머물러 있었다. 재료비 상승 등의 이유로 지난해 대비 2~3만원 가량 오른 값이다.
‘엔데믹 개학’을 일주일여 앞두고 자녀의 새학기를 준비하는 부모들의 통장이 ‘텅장’이 되고 있다.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까지 학교 생활에 필요한 용품들의 가격이 고가에 형성된 탓이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이달 1~14일 주요 신학기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상품별로 보면 연필 등 필기구(130%)부터 신발(84%), 가방(72%) 등의 판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기본적으로 물건 값이 올라 매출도 높게 책정된 영향이다.
중·고등학생들의 ‘1등 입학 선물’로 손꼽히는 태블릿PC도 ‘텅장’의 주범이다. 중·고등학생이 주로 사용하는 ‘아이패드 에어4(256GB)’ 모델을 기준으로 보면 아이패드(116만9천원)와 애플펜슬(19만5천원) 등 기본 구성만으로도 140만원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태블릿PC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어느덧 없으면 안 되는 학생들의 ‘필수재’가 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은 집안에서 자녀가 워낙 귀하다 보니 과거와 달리 ‘입학’이 집안의 큰 이벤트가 됐다”며 “부모 뿐만 아니라 일가 친척이 나서서 축하해주기 때문에 고가의 선물이 일종의 지원의 의미로 해석되고, 가격대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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