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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오또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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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오또케”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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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서울의 한 편의점 점주가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글이 논란이 됐다. 점주는 지원자격에 만 20세 이상으로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라고 명시했다. 또 ‘소극적이고 오또케 오또케 하는 분은 지원하지 말라’고 했다. 이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점주가 여혐인 듯”, “성별 혐오를 조장한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점주는 모집 공고 글을 삭제했다.

 

‘오또케’는 ‘어떡해’의 변용으로, 여성의 수동적인 태도를 비꼬는 단어다. 주로 위급 상황에서 “어떡해”라는 말만 반복한 채 아무런 대처를 못 하는 여성을 조롱하는 것으로, 여성 혐오의 대표적 표현이다.

 

지난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측이 사법제도 공약을 발표하면서 ‘오또케’라는 여성 경찰 비하 표현을 사용해 한바탕 난리가 났다. “경찰관이 ‘오또케’ 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라는 문장이 쓰인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여성 비하 의미가 있는 줄 몰랐다”고 사과하며, 해당 표현을 삭제했다. 책임자였던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해촉했다.

 

2019년 서울 대림동 여성 경찰관 진압 영상과 함께 ‘오또케’라는 말이 유포됐다. 이것이 여경 전체의 무능을 조롱하는 혐오 표현이 됐다. 당시 경찰은 대림동 영상의 전체 촬영분을 공개하고 여경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오또케’는 사라지지 않았다.

 

대선 당시 ‘오또케’ 표현으로 캠프에서 해촉됐던 정승윤 교수가 국민권익위원회 신임 부위원장 겸 중앙행정심판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야당과 일각에선 검찰 출신으로 윤 대통령의 검찰 핵심참모였던 정 교수의 임명에 대해 “국민권익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젠더 갈등만 증폭시킬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오또케’가 “여성 비하 표현인지 정말 몰랐다”고 했다. 몰랐다고 해서 덮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권익위는 유희가 된 혐오 표현을 줄이는 노력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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