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운 날씨에 창문 열어놓고 생활하라고요? 난방비는요?”
한파 속에서 용인특례시 기흥구 동백동 호수마을주공 3단지 일부 입주민들이 매년 ‘결로 현상’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결로는 실내외 온도차로 내부 벽이나 천장, 창문 등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으로, 심할 경우 곰팡이가 생겨 피부염이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2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입주민 등에 따르면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입주민은 해마다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4년 전 이곳에 입주한 A씨(83)는 겨울철마다 결로에 따른 곰팡이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다.
이날 찾은 A씨 집안 곳곳은 곰팡이로 가득 차있어 퀴퀴한 냄새가 진동했다. 창문은 물론 벽면에는 결로 탓에 바닥에 물까지 고인 상태다.
베란다와 창문 틀마다 곰팡이가 슬어있다. 박스 안에 넣어둔 여름 옷과 침구류마저 곰팡이가 피어 바깥에 내다 버린 일도 부지기수다.
A씨는 “아파트 살면서 이런 문제가 내게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결로로 인해 베란다, 창문 틀에 생긴 곰팡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차상위계층(잠재적 빈곤계층)이라 당장 보수 공사할 돈도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게 생활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입주민 60대 B씨 또한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관리소는 이 추운 날씨에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라고만 한다”며 “날씨도 춥고, 난방비도 대폭 인상된 시점에 하루 종일 (창문) 열어놓고 생활하면 난방비 폭탄 제대로 맞으라는 말 밖에 더 되느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전문가들은 결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시공상 단열 처리 미흡과 부적합한 단열재 및 창호재 사용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몇 건설사가 비용과 기간을 줄이기 위해 단열재 마감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LH 경기본부 관계자는 "겨울철 실내외 큰 온도 차이, 그리고 실내 습기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히 발코니는 비단열 구간이기 때문에 결로 방지에 유용한 생활 습관 세대 관리 방안 등 결로가 생긴 입주민께 안내하고 있다”며 “해당 아파트를 즉시 방문해 입주민들과 현장에서 문제점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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