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성남시의 판교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다. 첨단기술 육성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6년 조성된 판교테크노밸리가 우리나라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단지가 됐지만 미흡한 게 많다.
경기도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에는 2022년 현재 1천642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입주 기업의 91%가 IT,생명공학기술(BT) 등 첨단업종이다. 판교 제1·2테크노밸리 입주 기업의 2021년 매출은 약 120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곳에 한국 첨단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남시가 아시아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성남시는 판교권역 특화 구축, 혁신산업 생태계 조성, 성남형 바이오헬스벨트 등 3가지 사업을 2024년까지 완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판교권역 특화사업은 판교를 명실상부한 게임·콘텐츠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1년 판교 제1·2테크노밸리와 백현지구 등 판교권역을 ‘성남 판교 게임·콘텐츠 특구’로 지정했다. 게임·콘텐츠 특구 지정은 전국 첫 사례로, 국내 게임업체의 43%가 몰려 있는 판교를 글로벌 게임·콘텐츠 산업의 중심지로 키워낸다는 목표하에 진행된 것이다.
특구 지정에 따라 각종 규제 특례가 주어졌다. 관련 법령에 따라 게임업체 외국인 직원의 체류기간 연장과 사증 발급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이 주어져 우수인력 확보가 쉬워지고 특허 출원 시 우선 심사 대상이 된다. 또 게임축제나 문화행사 등을 진행할 때 도로점용이 가능하고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축제·행사 홍보와 관련된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이와 함께 판교 제1테크노밸리 환상어린이공원 내에 485석 규모의 ‘e스포츠전용경기장’도 건립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2019년 공모해 선정한 것으로, 도 최초의 ‘e스포츠 경기장’이다. 하지만 시는 e스포츠 산업의 환경 변화, 투입 사업비 대비 낮은 기대효과 등을 이유로 질질 끌다 최근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성남시의 판교 프로젝트 중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다. 특구의 중심축이 되는 e스포츠 경기장 백지화에다, 특구 안에 조성하려던 특화거리도 지지부진하다. ‘판교 콘텐츠 거리’는 삼환하이펙스~넥슨을 잇는 판교 제1테크노밸리 중앙통로 750m 구간이다. 시는 거리 공간을 리뉴얼해 놀이·축제·소통 캠퍼스 등을 구성하고 주말·휴일에도 ‘붐비는 판교’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특별할 것 없는 일반 거리다. 경제와 문화를 아우르는 특구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더니 ‘특구’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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