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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밑 AI 날벼락”… 화성 양계농장 ‘망연자실’ [현장의 목소리]
지역사회 현장의 목소리

“설밑 AI 날벼락”… 화성 양계농장 ‘망연자실’ [현장의 목소리]

작년 11월 ‘H5형’ 검출 이어 인접 평택서 발병, 방역대 포함
사육 포기, 설 연휴 소독 올인... 市, 57만마리 이동 제한·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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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지역 농가들이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혹독한 설밑을 보내고 있다. 19일 오전 화성시 향남읍 B양계 농장 입구. 김기현기자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대에 포함된 화성지역 양계농장들이 그 어느 해보다 혹독한 설밑을 보내고 있다.

 

19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향남읍 B양계농장. 한창 닭 울음소리가 들려야 할 1천200여평 규모의 농장이 텅 빈 채 한산하다 못해 싸늘한 모습이었다.

 

양계장 입구에 내걸린 ‘방역상 출입제한’, ‘속도서행’ 등이라고 적힌 안내판만이 바람에 날릴 뿐이었다.

 

이곳에선 지난해 11월 H5형 AI 항원이 검출돼 사육 중이던 닭 2만4천여마리를 전부 살처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1일 농장에서 7~8㎞ 떨어진 평택시 포승읍의 한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방역대(3~10㎞)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B농장은 다시 닭을 사육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살처분으로 손해를 본 2억여원을 갚기 위해선 하루빨리 닭을 사육해야 하지만 방역대에 포함되면서 손을 놓은 채 허송세월만 하고 있는 셈이다.

 

농장 관리인 A씨는 “설 대목인데도 아무런 수익도 거두지 못하고 있으니 착잡하다”며 “매년 AI 때문에 고생하고 있지만 올해는 살처분에 방역대 포함까지 겹치면서 유난히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화성지역 농가들이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혹독한 설밑을 보내고 있다. 19일 오전 화성시 장안면 H양계장 입구에 설치된 차량소독기가 작동하고 있다. 김기현기자

 

화성시 장안면 H양계장 상황도 비슷했다. 이곳 또한 8.2㎞ 떨어진 평택 농장에 AI가 발생해 방역대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농장은 사육 중인 닭 2만여마리를 살처분하지 않았지만 안심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농장주 C씨는 입구에 설치된 차량소독기 점검은 물론 사육장 내외부 소독, 닭 상태 살피기 등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설 연휴도 반납한 채 양계장에 붙어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C씨는 “매일 200만~300만원씩 사료값을 들여 애지중지 키워온 닭들을 한순간에 잃을 순 없다”며 “명절 휴식은커녕 가족들과 단절한 채 방역과 소독에 신경써야 한다.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화성시도 긴급 예방조치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시는 지난 12일부터 방역대에 포함된 관내 가금농가 22곳 57만마리에 대한 이동 제한 및 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20일까지 관내 모든 가금농가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인원 29명을 투입해 농가별 AI 전담 관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경기도내 가금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경우는 11건이다. 올해 들어선 모두 4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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