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전담 경찰 1명이 13개교 담당… 업무 과중 ‘허덕’

도입 11년째 인력난… 도내 학폭·위기 청소년 관리 역부족
경기남부청 “현재까지 경찰청 정원 확충 계획 전달 못 받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도입된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전담학교와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PO 한 명이 담당하는 학교는 늘어나는 반면 SPO 정원은 줄어들고 있어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지난 2012년 SPO 제도를 도입했다. SPO는 학교폭력 예방활동 및 교육과 피해 학생 보호 및 가해학생 선도, 학교폭력위원회 참석 등 학교폭력과 관련한 전반적인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입 1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SPO 수는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SPO 정원은 줄어드는 반면 담당해야 하는 학교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학교폭력 대응이 어려운 것은 물론 업무 과중도 심화되고 있다.

최근 3년간 경기도내 SPO 정원은 2020년 229명, 2021년 228명, 2022년 206명이다. 매년 정원이 줄어들고 있지만 정작 현원은 2020년 207명, 2021년 207명, 2022년 194명으로 집계되며 3년 동안 줄어든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PO가 전담해야 하는 도내 초·중·고등학교는 2020년 2천416곳, 2021년 2천448곳, 2022년 2천460곳으로 매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SPO 수는 2020년 207명에서 올해 194명까지 줄면서 1명이 평균 13곳의 학교를 전담해야 한다. 이를 학생 수로 환산하면 경기남부는 7천628명의 학생을, 경기북부는 7천784명의 학생을 SPO 1명이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수원지역에서 3년째 SPO 활동을 하고 있는 한 경찰관은 “경찰관 1명이 10개 이상의 학교를 전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밀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겠냐”며 “이렇다 보니 폭력 전적이 있던 학생들만 관리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더욱이 위기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까지 관리해줘야 하는데, 담당 학교 자체가 많다 보니 이들에 대한 관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업무가 과중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경찰청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정원을 늘린다는 계획은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5년간 도내 학교폭력 검거인원 현황을 보면 2017년 3천725명, 2018년 3천664명, 2019년 3천589명, 2020년 3천155명, 지난해 3천97명으로 매년 3천명대를 웃돌며 학교폭력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은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