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뻥 뚫리도록 청량하고 파란 하늘 아래 주황색 낙엽이 나부끼는 아름다운 계절이 돌아왔다. 독서하기 딱 좋은 계절, 특색있는 도서관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자체가 하나의 오락 공간이자 문화 공간이 된 경기도의 이색 도서관을 소개한다.
■ 한 손엔 책을, 두 눈엔 별을…가족과 캠핑하며 즐기는 오산시 ‘꿈두레 도서관’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가족과 책 한 권 읽으며 캠핑하는 로망을 가진 이라면 그 꿈을 실현해줄 공간이 있다. 전국 최초로 도서관 내 야외 캠핑장을 제공하는 오산시 ‘꿈두레 도서관’이다.
평일 오후 이곳의 풍경은 더없이 평온한 ‘힐링 공간’ 그 자체다. 함께 꿈을 꾼다는 의미를 담은 ‘꿈두레’ 도서관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조용히 책만 읽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소통하고 행복한 책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자는 것.
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중정홀’은 넓고 뻥 뚫린 개방감을 자랑한다. 전시 공간을 지나쳐 중정홀 야외 입구 쪽으로 걸어가면 새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산 아래 펼쳐진 캠핑장은 붉은 단풍과 낙엽이 도서관을 방문한 시민들을 멋스럽게 반겨준다.
도서관에서 이어진 통로를 따라 정면에 자리 잡은 산 아래에는 좌우로 형형색색의 원통 모양 캠핑 공간이, 산책로를 따라 아래에는 펜션 모양의 신형 캠핑장이 자리 잡고 있다. 구형 캠핑장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신형 캠핑장은 어른을 포함한 온 가족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독후감을 제출해야 하니 자연스레 책 한 권 읽게 되는 일석이조 효과도 있다. 캠핑장에 누웠을 때 천장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별은 ‘덤’이다.
벌써 두 번째 캠핑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민정씨(43)는 딸 정하은양(8)이 3살이던 때부터 이곳을 이용했다고. 깔끔한 시설, 아름다운 자연에 집까지 거리가 있음에도 차를 타고 방문할 정도다. 6살에 이어 7살 생일에도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 하은 양은 “가족들이랑 밤에 산책하는 게 좋았다”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시민들이 책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의 ‘시끄러운 도서관’을 지향한다는 목표가 잘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더해주는 독서의 품격…음악 특화 파주시 ‘가람도서관’
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이라면 한 번 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 있다. 전국 최초의 음악특화 도서관 '파주 가람도서관'이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주차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선율이 이곳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책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 화장실까지 도서관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분위기를 더한다.
2014년 개관한 이곳은 음악, 그중에서도 ‘클래식’에 집중했다.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다목적 공연장으로 2020년 리모델링한 도서관 2층의 ‘스페이스G’에서는 두 달에 한 번가량 공연이 진행되어 시민들을 맞이한다. 비전문가인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동아리원들이 연습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도서관 지하 1층에는 300석 규모의 솔가람 아트홀과 종합 자료실이 피아노 모양의 테이블을 자랑하는 로비를 공유한다.
도서관은 음악을 즐기는 공간만 제공하는 게 아니다. 지역 음악가를 양성하거나 매달 어린이를 위한 강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일상에 음악이 더 크게 활성화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홍인경 사서는 “어린 시절부터 이곳을 방문한 이용객들은 도서관과 같이 성장한다”며 “어렵고 딱딱한 클래식이 도서관을 통해 시민들에게 친숙한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도서관에서 무중력 우주선 체험을?…‘의정부 과학 도서관’
미래를 빛낼 ‘과학자’가 꿈인 어린이들이라면 이곳을 방문해보자. 우주의 광활함을 사랑하고 별과 달을 들여다보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도 환영이다.
2007년 경기 북부 최초의 천문우주 특화도서관으로 문을 연 의정부 과학 도서관은 놀이와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갖고 어려운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도서관은 크게 4가지 기초과학 체험시설을 마련했다. 우주선에 탑승해 발사되는 무중력의 순간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으면 어떨까. 도서관은 어디서도 접하기 힘든 우주선 탑승 체험의 경험을 제공한다.
원형 돔에 가상 천체를 비춰 밤하늘을 관람하거나 천체 관련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천체 투영실, 동작 인식 기술과 다양한 모래놀이 영상을 결합한 촉감 체험이 가능한 모션 샌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4D 영상 체험실도 있다.
‘놀이기구의 과학원리’ 등 매달 다른 테마의 일상 속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강연도 열리니 과학을 사랑하는 어린이라면 더없이 즐길 수 있는 도서관이다. 도서관에 위치했던 천체관측 시설이 도서관에서 대중교통으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곳(의정부 천문대)으로 별도 조성됐으니 한 번 쯤 방문해봐도 좋을 듯하다.
이나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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