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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시중은행 예적금 쏠림...저축은행 '자금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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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시중은행 예적금 쏠림...저축은행 '자금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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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연합뉴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며 저축은행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모두 4%를 돌파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7일 기준 3.99%)를 넘어섰다. 평균치로 따져봐도 지난 8월 기준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1년)는 연 3.36%로 같은 달 저축은행 업계의 평균 예금 금리인 연 3.56%p와는 불과 0.2%p 차이로 좁혀져 사실상 두 업계의 금리 격차는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그간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고금리를 내세워 고객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탓에 ‘목돈’이 이들에게 흘러가 저축은행의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는 상황. 실제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저축은행 업계의 예금 잔액은 117조1천964억원으로 6월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1금융권의 예금(1년 이상 2년 미만) 잔액은 473조9천453억원으로 전달의 459조3천369억원 대비 3.18% 상승했다.

무엇보다 지난 12일 또 한 번 단행된 한국은행의 ‘빅 스텝’으로 시중은행 금리 5%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단 전망도 나오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저축은행들의 악순환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예대금리차)로 수익을 얻는데, 취약차주(저신용자)가 몰린 업계 특성상 대출금리는 이미 법적 최고수준(20%)에 근접한 곳들이 많기 때문에 예금금리 상승 폭을 대출금리보다 크게 설정할 수밖에 없고, 이는 예대금리차 축소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에 업황이 좋지 않았던 저축은행들의 경우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를 넘어서는 ‘역마진’에 가장 먼저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단정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저축은행들은 대출 금리 상한선이 20%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존에 리스크를 안고 있던 은행들부터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대금리차에 수익을 의존하는 저축은행들은 제3금융권 만큼 대출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것도 어렵고, 예금 금리를 1금융권 만큼 상향 조정하면 예대마진차가 줄어들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은 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결국 저축은행들은 운영능력에 생사가 달려있는데, 리스크가 상존하는 은행들이 운영능력마저 떨어질 경우 자금 조달 운영이 더욱 어려워져 역마진에 따른 자금난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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