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직장인 잡아라"... 온·오프라인 곳곳 ‘N잡러 마케팅’ 활기
# 7년차 물리치료사 한소희씨(30·구리)의 두 번째 직업은 캐릭터 제작자 겸 판매자다. 평소 취미로 그림을 그려오던 그는 문득 자신의 캐릭터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싶다는 꿈을 꿨고 부업을 결심했다. 물리치료 일과는 동떨어져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익을 내는 취미 즐기기, 그게 한 씨가 ‘돈 되는 부캐’를 만든 계기다.
소희씨는 일주일에 두 번씩 학원에 다니면서 이모티콘 제작 수업을 들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등 각종 프로그램 툴도 배우면서 처음엔 SNS 팔로워를 통해 직접 제작한 캐릭터를 알려나갔다. 그러다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스티커, 메모지, 그립톡 등을 만들게 됐고 현재는 캐릭터 상품이 온라인 스토어에 입점해 ‘월급’ 만큼이나 짭짤한 용돈벌이가 됐다.
최근 ‘갓생’을 꿈꾸는 2030 직장인이 늘면서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N잡러 마케팅’이 뜨고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면서 본업 외 취미활동으로 부수입을 창출하려는 이들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먼저 ‘갓생’이란 신(god)과 인생을 결합한 신조어로, 부지런하고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는 삶을 의미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갓생을 꿈꾸는 직장인 2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N잡 준비 현황’을 보면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62.9%)이 ‘N잡(부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N잡을 하고 있다’고 답한 직장인도 19.7%로 집계됐다. 이들의 제2직업은 유튜버, 웹소설가 등 다양하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교육계나 유통계 등지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분위기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경우 창작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콘텐츠 창작을 위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강좌에선 영상제작·편집 같은 기술 외에도 작사, 웹소설, 숏폼 영상 제작, NFT 교육 등 다채로운 내용을 안내한다. 비단 NFT 과정인 ‘창작모꼬지’만 봐도 올해 1기 수업에 선발된 43명 중 2030세대가 81%가량을 차지하며, 대부분이 주말마다 교육을 듣는 ‘직장인’ 신분이다.
그 밖에 온라인에서는 유튜브 외에도 ‘크몽’이나 ‘탈잉’ 등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재능을 사고 팔도록 영상 등을 지원하며 부업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발달로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매칭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라며 “누구나 자신이 잘하는 것을 개발해 적정한 대가를 받고 공급하는 과정이 수월해진 만큼 직장인 사이에서도 투잡, 쓰리잡 붐이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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