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잇는 ‘함께의 힘’... 새로운 미래 꿈꾼다

진영·세대·계층 갈등과 대립…단절된 사회 이기는 힘은 서로 향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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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과 올해 치러진 두 번의 선거는 우리나라의 세대·지역·계층 등 많은 분야의 관계를 단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서로를 혐오하게 만들었다. 끊어졌던 모두를 이어주는 것만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자. 한자리에 모인 34명의 수원 송죽초등학교 학생들이 손에 손잡고 우정을 나누고 있다. 조주현기자

올해 두 번의 선거를 겪은 대한민국은 갈등과 분열의 소용돌이 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골 깊은 진영 갈등과 젠더, 세대, 계층, 지역 등 곳곳에서 거대한 갈등이 분출됐다. 선거를 치른 지 수 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를 극복할 만한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분명 정치의 역할이지만 당내 갈등으로 정작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아직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터널을 지나는 지금 코로나가 낳은 격차 역시 사회, 지역, 경제, 계층, 세대 간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를 타개하기 위해 전대미문의 부양책과 지원책으로 돈을 찍어냈지만, 돈은 주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갔다. 이 같은 자산 격차는 경제는 물론 생활 전반으로까지 확대됐다.

수도권의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2017년 1천532만원에서 지난해 2천980만원으로 약 95% 오른 반면 비수도권의 3.3㎡당 아파트 가격은 28%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0%가량 뛰었고, 소득 증가율은 17.8%에 불과했다.

디지털 세상이 더욱 가팔라지면서 키오스크와 무인점포의 확대는 노인들을 고립시키고, 비정규직 여성들을 일자리에서 밀어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 차는 직장 내 소통을 단절시키고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혐오’라는 비인격적 단어는 인격을 칭할 때 스스럼없이 사용되고, 단절과 불통의 단어가 일상을 장식한다. 분명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나 여전히 소란스럽고 까마득하다. 격차와 단절, 갈등이 지속되는 사회는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다.

본보가 창간 34주년을 맞아 키워드로 꼽은 ‘이음’은 단순히 서로 연결하는 사전적 의미만을 뜻하지 않는다. 너와 나, 우리와 너희를 향한 관심과 연대이자 단절된 것을 잇고, 서로 힘을 모아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시민과 사회의 힘이다.

실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서로를 향한 끝없는 관심과 이음(연대)을 통해 희망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아무런 대가 없이 결식 아동들에게 밥 한 끼를 선뜻 내어주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작은 가게 사장님, 자신이 가진 재능을 어려운 이들에게 선뜻 기부하며 주변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미용사의 손길이 있다. 한편에선 미래 세대와 지구촌이 함께 잘살기 위해 불편함을 감내하며 제로 웨이스트 실천 운동을 벌이고 있고, 소외된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사랑을 잇는 대안학교 구성원, 구도심과 신도심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 등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서로를 향해 끝없이 손을 내밀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관심과 연대는 삭막한 삶에 여유와 온기를 불어넣고 오늘과 내일을 살아낼 힘을 준다. 바로 지금이 다시, 서로를 잇는 힘을 발휘할 때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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