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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 반려인 500만 시대…‘동물 공포증’에 떠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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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 반려인 500만 시대…‘동물 공포증’에 떠는 시민들

매년 ‘개물림 사고’ 전국 2천여건 달하는데
단속반 없고 처벌 약해 동물보호법 강화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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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남동구의 한 거리에서 한 남성이 반려견 2마리의 목줄을 2m이상 길게 늘어뜨린 채 산책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이기적인 반려인들 때문에 외출하는 게 무서워요.”

동물 공포증(zoophobia)이 있는 김정화씨(31·여)는 집 밖을 나서기가 두렵다. 아파트 승강기에 반려견을 풀어놓는 일부 이웃들 때문이다. 승강기 탑승 시 반려견을 안고 타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아는 견주는 많지 않다. 목줄도 하지 않아 승강기 문이 열릴 때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김씨는 항상 외출 시 긴장을 하고 현관문을 연다. 길거리를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반려인들이 목줄을 채우고 반려견을 산책시키지만 목줄을 하지 않은 경우, 목줄을 해도 줄을 길게 늘어뜨려 통행에 방해를 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 공포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7일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한 개물림 사고로 구급대가 출동한 건수는 2017년 2천405건, 2018년 2천368건, 2019년 2천154건, 2020년 2천114건이다. 개물림 사고로 인해 구급대가 출동한 건수가 전국적으로 연간 약 2천건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만 보면 개물림 사고로 구급대가 출동한 건수는 2020년 16건, 2021년 15건, 올해 8월까지 15건이다.

인천소방 관계자는 “개물림 사고가 경미하게 발생할 경우 신고를 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단속반이 없는 점 등에 비춰 실제 개물림 사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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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 부평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한 남성이 목줄을 하지 않은 채 반려견과 산책을 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개물림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 2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했다. 법에 따라 반려견 외출 시 목줄·가슴 줄 2m 이내로 제한된다. 또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동주택 건물 내부 공용 공간 등에서 반려견을 안거나 목줄의 목덜미 부분 또는 가슴 줄 손잡이 부분을 잡아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1차 20만원, 2차 30만원, 3차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제는 이처럼 법안이 개정됐어도, 여전히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 단속반이 없어 법안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법을 위반하고도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는 견주들도 있어 비반려인들의 동물공포증이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는 “정부가 법을 강화했지만, 이를 단속할 주체가 없어 여전히 반려견이 사람을 무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법을 지키지 않아도 처벌을 받지 않다보니, 지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하는 결과를 불러온 셈”이라고 했다.

한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은 1천448만명이다. 인천·경기 지역은 496만명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율(34.3%)을 차지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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