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가려해도 신분증 요구...도넘은 절차에 민원인들 분통
“시청은 시민에게 늘 열려 있어야 하는 곳이 아닌가요”
23일 오전 10시께 남양주시 금곡동 시청 입구. 민원업무를 보러 온 김창현씨(35·가명)는 눈살을 찌푸려야만 했다. 시청으로 들어가려다 직원들에 의해 저지당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직원들에게 “청사 1층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겠다”고 말했지만, 직원들은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목적 작성을 요구했다. 그는 “게이트가 생기면서 어디를 방문하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꼬치꼬치 캐묻고, 신분증이나 휴대폰 등을 맡기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남양주시청 방문객들이 청사 전자출입통제시스템 관련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청사 출입시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며 진입을 제한해서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시민이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민원을 해결하고, 청사를 효율적으로 방호하기 위해 예산 1억원을 들여 지난 2019년 12월 출입구 시스템을 전면 개편, 플라스틱 카드(출입증)를 찍어야 출입할 수 있는 ‘스피드게이트’ 방식으로 교체하면서 방문객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실제로 스피드게이트 설치 이후 집단 점거 등이 한번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해당 방식으로 교체된 이후 매번 과태료나 면허등록 업무를 보기 위해 1층 스피드게이트 2개 출입구에 신분증을 맡겨야 출입증을 받을 수 있다. 안내 직원들은 하루평균 300여명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전에는 시위하는 분들이 무작위로 출입, 안전사고가 우려됐지만 전자출입 통제시스템으로 교체한 뒤 이 같은 일이 단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시장직 인수위에서 스피드게이트 폐지 여부를 검토키로 한 만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유창재·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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