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경기 2년 출입 금지·소모임 제재·‘클린 서포터’ 간담회 개최 추진 등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지난 19일 FC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발생한 서포터의 폭행 사건으로 인해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원은 21일 구단 채널을 통해 “슈퍼매치 때 발생한 불미스런 사고에 대해 피해자와 K리그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올린다”며 “구단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성숙하고 건전한 응원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 가해자에 대해 향후 2년간 홈경기 출입을 정지시킬 방침이며 해당 소모임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하는 한편, 올 시즌까지 홈경기 시 단체복 착용 및 배너 설치를 금지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구단은 폭행 사건 근절을 바라는 모든 수원 팬들을 대상으로 구단이 주최하는 ‘클린 서포터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16라운드 ‘슈퍼매치’에서 빚어졌다.
이날 경기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원 팬들이 서울 유니폼을 입은 중학생 A군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내팽개치는 영상이 공개돼 불거졌다. 해당 영상에서 수원 팬 20~30명은 피해자를 둘러싼 채 응원가를 부르며 서울 유니폼을 벗으라고 외치는 등 피해자를 위협했다.
당초 가해자의 사과 전화를 받고 넘어가려했던 A군의 아버지는 이 영상을 보고 심각성을 인지해 112에 신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수원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는 21일 공식 SNS를 통해 “해당 인원은 반다원으로 활동 중이었으며 사실 확인 즉시 반다 활동에서 배제했다”고 사과했다.
가해자인 B씨도 어머니와 함께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B씨는 “이유를 막론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해 피해자와 부모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폭행이나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경기장 밖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와중에 같이 점핑을 하자고 들어 올리다가 놓쳐 넘어지게 됐다. 바로 사과드렸고, 당일 피해자 아버님과 영상 통화로 일이 생기게 된 과정을 말씀드리고 정중하게 사죄드렸다”고 썼다.
그러나 사과문에 ‘점핑’, ‘들어 올리다가 놓쳤다’ 등의 표현에 진정성 없는 사과가 아니냐는 또 다른 논란이 야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수원 구단은 경위 파악과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섰다. 수원 관계자는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해 구단은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서포터스는 구단에서 관리하는 조직이 아닌 자율적인 조직이기에 구단에서 내릴 수 있는 징계에 제한이 있다. 그럼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구단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건을 접수한 수원중부경찰서는 고발인인 A군의 아버지를 조사하는 등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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