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이모저모] 89세 노인부터 첫 교육감 직접 뽑는 고3까지…인천 투표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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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날인 1일 오전 7시께 황성숙씨(85)가 인천 연수구 청학동 제7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훈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날인 1일 오전 8시께 오기섭씨(89)가 인천 연수구 청학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훈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7시께 인천 연수구 청학동 청학문화센터 내 제7투표소에 도착한 황성숙씨(85)는 느린 걸음과 투표 안내 설명이 잘 들리지 않아 선거관리자의 도움의 손길을 받아 투표해. 투표를 마친 황씨는 “투표를 하고 나니 마음이 좋다”며 “앞으로 얼마나 이런 기회가 남았을진 모르겠지만 힘닿는 데까지 투표할 것”이라고 말해.

이날 오전 8시께 청항동 행정복지센터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오기섭씨(89) 역시 지팡이를 힘겹게 짚으며 나와. 지금까지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도 투표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오씨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투표하는 것은 응당한 일이다”고 말해. 그러면서 오씨는 “투표를 마친 지금 마음이 좋다. 내가 선택한 후보들이 공약대로 활동하길 기대한다”고 말해.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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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날인 1일 오전 11시께 뇌병변을 앓는 김솔씨(36)가 인천 미추홀구 주안4동 행정복지센터 내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민수기자

○…1일 오전 11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4동 행정복지센터 내 제2투표소에 도착한 뇌병변 중증장애인 김솔씨(36)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하주차장에 마련한 투표소로 내려가. 투표를 마친 김씨는 투표소의 임시기표소와 장애인화장실, 투표소까지의 동선 등을 확인하며 장애인들이 투표하기에 적합한지 모니터링하기도.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인데다 세면대와 호출벨이 없고, 투표소에 가려면 지나야 하는 지하주차장의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내리막길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해. 뇌병변 중증장애를 가진 그이지만, 자신보다도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거나 발달장애를 겪는 장애인들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

김씨는 “그래도 이 정도면 예전 선거보단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을 외면하고 축소했지만, 그래도 한번 더 믿는다는 마음으로 소중한 투표권을 계속 행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이민수기자

생애 첫 지방선거 투표를 마친 청라고등학교 이연우군(18)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주연기자

○…이날 낮 12시께 인천 서구 청라초등학교 내 청라1동 제3투표소에서는 청라고등학교 3학년 이연우군(18)이 생애 첫 지방선거 투표를 마쳐. 이군은 이번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40분거리의 투표소까지 왔다고. 이군은 6월 모의고사를 코 앞에 두고 있지만, 친구들과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꼭 투표에 참여하자고 약속한 뒤 이날 청라초 투표소에 왔다고. 이군은 투표 전날 교육감 후보의 공약을 미리 숙지하며 고민한 끝에 투표할 후보를 결정. 이군은 새로운 교육감이 후배들에게 대학전형 중 정시와 수시 외에도 다른 길이 많다는 것을 안내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고. 이군은 “이번 투표를 통해 세상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회의 구성원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해.

박주연기자

 

6·1 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11시5분께 인천 부평구 부흥고등학교에 있는 부개2동 제2투표소 앞에서 이승현씨(37)와 김연선씨(37)가 딸 이세리양(3)과 함께 투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이날 오전 11시5께 인천 부평구 부개2동 부흥고등학교 내 제2투표소를 찾은 부부 이승현씨(37)와 김연선씨(37)는 딸 이세리양(3)을 유모차에 태우고 투표장에 들어가. 이씨와 김씨는 딸에게 투표소를 보여주기 위해 함께 나왔다고. 이씨는 투표소에 오는 길에 딸에게 ‘투표는 왜 해야 하는지’, ‘우리동네의 대표를 어떻게 뽑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줬다며 웃어 보여. 이씨는 또 투표장에서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투표하는 과정을 딸에게 설명할 수 있어 이번 투표가 매우 뜻 깊은 기회라고.

김씨는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인 만큼 다음에 있을 선거에서도 딸과 함께 투표소에 방문할 것”이라며 “상쾌하게 투표도 하고 마침 휴일이기도 해 인근에 있는 어머니댁에서 맛있는 식사를 한 뒤 공원에서 나들이를 할 계획”이라고 말해.

이승훈·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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