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박병호에 황재균·장성우 등 중심 역할 톡톡…‘잇몸야구’로 반등 시작
프로 야구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침체됐던 타선이 박병호, 황재균, 장성우 등 베테랑들의 활약 속에 반등의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시즌 초 연패의 늪에서 허덕이며 하위권에 머물렀던 KT는 조금씩 승수를 추가한 끝에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강백호와 헨리 라모스가 새끼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중심이 무너진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KT 타선은 FA로 영입한 ‘거포’ 박병호가 살아나고, 시즌초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장성우의 타격감 회복과 배정대가 조금씩 감을 찾아가고 있어 반갑다.
3번 강백호 자리는 오윤석, 김민혁 등이 번갈아 메우고, 장성우가 5번 타선에서 제 몫을 해주면서 타선이 힘을 얻고 있다. 한결 안정감을 찾은 KT 타선은 3일 롯데와의 홈경기서 진가를 발휘했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는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3회 만에 강판시키며 10대5 대승을 거뒀다.
4월 한 달간 6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45개 탈삼진으로 1위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0.65점으로 2위에 오르는 등 위력투를 과시한 반즈에게 3회만 4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중심타자 박병호는 3회 반즈로 부터 시즌 6호 좌월 동점 투런포를 빼앗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3번 황재균은 4타수 2안타 3타점, 5번 장성우는 3타수 2안타로 기대에 부응했다.
모처럼 중심타선이 폭발하면서 그동안 침묵했던 배정대도 비록 1안타에 그쳤지만, 양질의 타구를 날리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헛스윙 삼진이 많았던 박병호가 달라진 콘택트 능력을 보여주며 홈런은 물론, 안타 생산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 전체 타선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박병호는 전 소속팀인 키움에서 최근 2년 동안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인해 20홈런을 겨우 넘겼으나, KT 입단 후 예전의 간결하고도 호쾌한 스윙이 살아나면서 지난 3일까지 6개의 아치를 그려 한동희(롯데·7개)에 이어 홈런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에 구단 관계자들도 반색했다. KT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장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롯데의 1선발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뽑아내는 등 ‘잇몸야구’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라며 “선발 마운드가 건재하기 때문에 타선만 어제처럼 해준다면 상위권으로 치고올라갈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강백호와 라모스가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타선이 버텨준다면 KT의 반등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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