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험생이 된 기분이네요”
정당 사상 최초로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 광역·기초의원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실시, 출마 후보자들이 때아닌 수험생으로 변신했다.
17일 오전 7시30분께 국민의힘 기초자격평가(PPAT) 고사장인 수원 동남보건대학교. 오전 8시까지인 입실시간에 맞춰 응시자들은 무거운 걸음으로 학교 문턱에 들어섰다. 대다수 응시자들은 중압감에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는 듯 했다. 입실이 종료되자 응시자들은 각자 휴대폰을 제출하고, OMR 카드에 응시 정보를 기입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된 시험은 4지 선다형으로 60분간 치러졌다. 평가 영역은 ▲공직자 직무수행 기본역량 ▲분석 및 판단력 평가 ▲현안분석 능력 등 3개 영역 8개 과목으로 총 30문항이다.
막상 시험이 시작되자 대부분의 응시자가 높은 연령대 탓인지 OMR 마킹을 연신 실수해, 카드를 수차례나 교체하기 일쑤였다. 글자가 작아 보이지 않는다는 응시자들도 속출했다.
평가문항에는 ‘정강·정책에 기초해 작성한 연설문 중 적절하지 않은 표현을 한 사람은’,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투표참여 권유 활동에 관련해 잘못 설명한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 한미동맹 등이 수록됐다. 8과목을 30문항에 압축해 담은 만큼 높은 난이도에 응시자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시험을 치르고 나온 도내 한 기초의원 후보는 “그동안 선거운동을 하며 짧은 시간을 쪼개 공부하느라 제대로 한 것 같지도 않다”며 “오랜만에 치러지는 시험이라 진땀을 뺐다”고 토로했다.
이날 마찬가지로 출마 후보자들을 맞이한 고양 일산고에서도 엄중한 분위기 속 시험이 치러졌다. 현직 경기도의원은 “시험지 한쪽의 절반을 차지하는 긴 지문에 문제를 휙휙 넘어갈 수 없었다”며 “예상문제보다 훨씬 어려워 시험 결과가 두렵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17개 시·도 19개 고사장에서 치러진 시험에는 총 4천400여명이 응시한 가운데 PPAT 시행을 주도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예비 후보자들과 함께 시험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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