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고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도지사 선거에 ‘거물급’ 후보를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4선 출신에 대선주자로 체급을 올린 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은혜 의원(성남 분당갑), 국회부의장 출신 심재철 전 의원, 시흥에서 활동한 함진규 전 의원까지 굵직한 후보들이 5인5색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김 의원은 탄탄한 당내 입지를 전면 내세웠다. 심 전 의원과 함 전 의원은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민심을 공략 중이다.
■‘윤심’ 등에 업은 김은혜 당내 입지 탄탄…‘공격수’ 이미지 극복 과제
‘윤석열의 입’이라 불리는 김은혜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공보단장을 맡으면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이다. 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김 의원을 향해 ‘윤심’(윤 당선인의 마음)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이처럼 김 의원은 다른 예비후보들보다 당내 입지가 탄탄하고 경기지역 국회의원이라는 강점도 있다. 과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저격수로 활약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다만 김 의원이 그동안 대변인 등을 하며 공격수 이미지만 부각한 것은 분명 극복해야 할 숙제다. 행정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경험’과 ‘연륜’의 심재철, 강성 이미지는 약점
5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 출신인 심 전 의원은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이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을 비롯해 국회예결위원장과 당 최고위원,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당대표 권한대행까지 두루 거친 심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도 인지도가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다소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일각에선 동료 의원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금이 간 지지 기반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손꼽히는 ‘경제 전문가’ 유승민…경기도 ‘무연고’ 비판 극복 과제
유승민 전 의원은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위스콘신대학교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수석연구원까지 지낸 경제 전문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도내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이 경제 위기를 타개할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다만 그를 향해 경기도 무연고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은 분명 걸림돌이다. 실제 국민의힘 도지사 예비후보 중 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후보는 유 전 의원뿐이다. 그가 향후 대권 도전을 목표로 도지사 자리를 발판으로 삼을 것이란 비판도 계속해서 나온다.
■‘지역 현안’에 밝은 함진규…낮은 ‘인지도’ 문제 해결 시급
함진규 전 의원은 2002년과 2006년 각각 고양과 시흥에서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재선 국회의원으로 시흥에서 활약하면서 누구보다 지역 현안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함 전 의원은 경기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것과 달리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 3일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여론조사 기관인 조원씨앤아이를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함 전 의원은 5.6%를 얻으면서 국민의힘 후보 4명 중 4위를 기록했다.
임태환·김현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